‘메시가 침략 지지했다고?’ 수주째 아이들 시켜 유니폼 불태우는 이란 혁명수비대

한기호 2026. 3. 3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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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신정(神政)정권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준군사조직인 바시지 민병대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미 인터마이애미)를 상징하는 축구 유니폼을 아동·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엔 지난 22일 노상에서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 다수가 늘어선 가운데, 민병대가 메시의 이름이 적힌 인터마이애미 유니폼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그릇에 넣고 불태우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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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매체, 관제 바시지 민병대 동향보도
“22일 파란드 친정권집회서 메시 유니폼 태워”
아이들앞 보란듯…주최측 “메시 美 지지” 주장
親이란매체도 13일 ‘아이들, 메시 유니폼 소각’
MLS컵 우승 축하 백악관 리셉션 참석에 불만
메시 전쟁 지지발언 없어…트럼프 앞 박수 탓
8일 무렵부터 ‘유니폼 태우는 이란 아동’ 선전
이란 반체제 매체로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인터내셔널이 30일(현지시간) 보도와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공개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준군사조직 바시지 민병대의 지난 22일자 ‘리오넬 메시 축구 유니폼 소각’ 영상.[이란인터내셔널 X 공식계정 게시물 갈무리]


이란 신정(神政)정권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준군사조직인 바시지 민병대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미 인터마이애미)를 상징하는 축구 유니폼을 아동·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에게 유니폼을 직접 태우도록 시킨 사례도 있었다.

이란 반(反)정부성향 언론 ‘이란인터내셔널’은 30일(현지시간) ‘바시지 민병대가 전쟁 응원집회 도중 리오넬 메시 유니폼을 불태우는 모습’이란 제목의 보도와 함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지난 22일 노상에서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 다수가 늘어선 가운데, 민병대가 메시의 이름이 적힌 인터마이애미 유니폼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그릇에 넣고 불태우는 모습이 담겼다.

매체는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온라인 유포된 영상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중, 테헤란 인근 파란드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 중 바시지 대원들이 어린이와 10대 청소년들이 보는 앞에서 메시의 축구 유니폼을 불태웠다”며 “주최측은 메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팅에서 전쟁을 지지해 대응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에 본부를 둔 친(親)이란정권·친시리아 성향 뉴스채널 알 마야딘은 지난 3월 13일 자사 유튜브를 통해 ‘이란 아이들이 미국의 침략에 침묵한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을 불태운다’는 제목으로 친정부 집회 현장영상을 게재했다.[유튜브 ‘Al Mayadeen English’ 영상 갈무리]


이란 친정부집회에 아이들이 동원된 ‘메시 유니폼 소각’ 퍼포먼스는 처음이 아닌 모양새다. 레바논 베이루트에 본부를 둔 친이란정권·친시리아 성향 아랍권 방송 ‘알 마야딘’은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에 ‘이란 아이들이 미국의 침략에 침묵한 메시의 유니폼을 불태운다’는 제목의 쇼츠(3분 이내 영상)를 올렸다. 아이들이 직접 메시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들고 불태우는 모습이 담겼다.

‘메시가 미국의 침략을 지지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비약으로 보인다. 메시는 지난 5일(미 동부 현지시간)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우승을 축하하는 백악관 리셉션에 소속팀 인터마이애미와 함께 참석했다. 메시와 공동구단주 호르헤 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핑크색 축구공과 팀 유니폼 등을 선물했다. 메시는 별도 발언을 하지 않고, 행사 대부분을 본인 자리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화제와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냈다. 그는 메시와 악수하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말해 영광이다. 메시, 백악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당신이 펠레보다 더 뛰어날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아들 배런이 메시의 방문을 고대했다면서도, 또다른 축구계 전설이자 메시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우디 알 나스르)를 치켜세우는 농담을 건넸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팀 소속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백악관 만찬 동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우승 축하행사에 소속 팀 인터마이애미 FC와 함께 참석한 리오넬 메시(왼쪽)로부터 핑크색 축구공을 선물받고 있다.[AP 연합뉴스 사진]


행사 취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공습과 베네수엘라·쿠바 문제와 관세 등 정치연설을 한 뒤에야 MLS컵 우승을 축하했다. 메시에겐 “당신은 참가해서 우승했다. 그건 정말 어렵고 드문 일”, “많은 압박감을 느꼈을 것”, “실제로 승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등 ‘승리자’의 입장을 조명했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이란 전쟁을 스포츠행사로 합리화하냐는 논란 등이 뒤따랐다.

메시의 참석 자체를 문제삼는 주장들도 나왔다. 메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마칠 때 말없이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아랍권 방송 알 자지라 등에선 이를 ‘트럼프의 발언을 칭찬했다’고 규정하는 보도를 했다. 백악관 리셉션 사흘 뒤인 8일부터 이란의 어린 아이들이 메시의 이름이 새겨진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불태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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