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치고 나가는데…출발도 못하는 국힘

이보라 기자 2026. 3. 3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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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불만’ 주호영 “무소속 출마”
이진숙, 재고 촉구하며 선거운동
다자구도 가능성에 위기감 커져
경기·호남 아직 유력 후보 없어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출마 시사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 경기 등 험지에서는 구인난을 겪으며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출마를 시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6·3 지방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전국 석권을 노리며 동진에 나선 민주당과 내홍 및 인물난에 발목 잡힌 국민의힘의 상황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공천 배제)에 따른 내홍이 이어졌다. 법원에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무소속으로 나와 여러 희생이 따른다 하더라도 저항을 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당이) 이런 짓을 되풀이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 전 위원장도 지도부에 재고를 촉구하는 한편 선거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당내에선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구시장 선거가 다자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보수표가 흩어져 국민의힘이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구 지역 유권자분들이 우리 당 후보가 난립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은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컷오프 또한 존중돼야 할 경선의 과정”이라며 “선당후사의 고귀한 모습을 보여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전격 출마와 국민의힘의 난맥상이 겹치면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려온 대구가 격전지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군 8명과의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모두 앞선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도 지난 25일 발표됐다. 신공항, 공공기관 유치, 취수원 이전 등 지역 현안을 김 전 총리가 집권 여당의 지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김 전 총리 견제에 나섰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청래 대표의 동진 정책을 위한 호출”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대구 시민들이 대구를 살다가 떠나서 평범한 서울시민·경기도민이 됐다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김 전 총리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예비후보 6명의 첫 경선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미 경선을 치르고 있는 호남과 경기에서는 유력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전북지사의 경우 출마 희망자가 한 명도 없고, 정치적 상징성이 큰 경기지사조차 구인난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여론조사 상위권에 오른 유승민 전 의원에게 경기지사 출마를 권유했으나 유 전 의원은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전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하겠다”며 호남 출마를 시사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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