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계산 착오?…하르그섬 점령해도 지킬수 있을지 의문
해병대 앞세운 상륙작전 감행 가능성
이란 전역서 공격 가능한 ‘개방 지형’
원유 인프라 훼손땐 세계경제 부담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미국이 장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첫날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고 이후에도 계속된 공습으로 이란의 방어망을 크게 붕괴시킨 만큼 하르그섬 점령 같은 지상전 전개 역시 가능하단 의미다. 특히 그는 하르그섬에 머물며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에 막대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종전 협상에서도 유용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다만 미 지상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딛는 순간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본토와 인근 해역에서 대대적인 드론, 미사일, 해안포 등의 공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하르그섬 점령도 쉽지 않지만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29일 미군이 하르그섬에 진입한다면 “페르시아만 상어 떼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도 “우리는 패배를 모르는 민족”이라며 “미군 도착을 기다려 불을 지르고 응징하겠다”고 했다.
● “하르그섬 점령, 유지가 더 어려워”

미국이 하르그섬 점령을 시도한다면 최근 중동에 배치된 미 해병대를 앞세운 상륙 작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특수작전 병력을 활용한 섬 진입도 가능하다. 이 작전은 짧으면 몇 주, 길게는 약 2개월 걸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점령에 필요한 병력은 적게는 1000명 안팎이면 가능하단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2500명의 해병대를 최근 중동에 배치했고, 2500명의 해병대와 2000명의 공수부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 1만 명의 지상군을 더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1만7000명의 지상군이 중동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하르그섬을 확보하면 원유 통제는 물론 이란 일대에 대한 감시, 정찰, 해상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점령에 따른 위험도 크다.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25km,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60km 떨어져 있다. 이란 본토에서 집중 공격이 가능한 데다 사방이 뚫려 있어 은폐와 방어가 어렵다. 또 원활한 물자 보급에도 제약이 많다.
하르그섬 내 원유 인프라가 훼손된다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다만 7개 섬 모두를 장악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물자가 필요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33km에 불과해 미군 함정 등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사거리 안에 오래 노출될 수 있다. 또 이란은 7개 섬을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부를 만큼 섬 주변에 상당한 군사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일부 지역을 제한적으로 급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상군을 투입해 이곳의 이란군 미사일, 드론, 레이더 등 각종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이란의 이동식 발사대와 분산 배치된 무기를 한 번의 급습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규모로는 대규모 지상전 수행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군사 작전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농축 우라늄 확보는 미국이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성과로 꼽힌다. 다만 방사성 물질 취급 훈련을 받은 정예 특수부대가 필요하며 우라늄의 운반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방송은 29일 이란 내 강경파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핵개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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