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대책 전환점…정부, 직접 보전 카드 꺼냈다
김 총리, 직접 지원 원칙 공식화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에 대해 국가가 직접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인천·경기 지역 피해 구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를 회복시키는 일은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마땅한 책무"라며 "피해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피해자가 경·공매로 회수한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칠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직접 보전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최소 회수 금액을 국가가 보장하는 구조다.
김 총리는 "경매 이후에도 손에 쥐는 돈이 없어 삶이 무너지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도록 설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인천 미추홀구와 경기 수원 일대 피해자들은 경매 절차 이후에도 생계 기반을 회복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호소해 왔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피해 회복의 '하한선'을 설정하고, 생활 붕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은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다. 특히 인천 미추홀구와 경기 수원시는 전국 최대 피해 지역으로 꼽힌다. 청년과 사회초년생 비중이 높은 이들 지역은 보증금 규모가 1억~2억 원대에 형성된 사례가 많아, '3분의 1 보장' 조치가 실질적인 안전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 역시 후속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금융·주거 지원 정책에 국가 직접 지원이 결합되면서, 피해 회복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전시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다.
김 총리는 "절차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이라며 "긴급한 민생 사안에 대해서는 재정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27년도 예산안 지침을 의결하며 중장기 재정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다만 대규모 재정 투입을 둘러싼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재원 마련과 형평성 문제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지방선거를 앞둔 민생 대응 카드로 보고 있다.
김 총리는 "민생 법안과 예산 처리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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