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금이 간다… 두달만에 고점대비 20% ‘뚝’

김지원 2026. 3. 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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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문의 활발·장기 투자 수요 ↑
금리 인하·중동 전쟁에 매력 급락
“변동있어도 안전자산 기능 여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금값이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두 달 만에 1월 랠리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금거래소에 진열되어 있는 금 현물의 모습. /경인일보DB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금값이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두 달 만에 1월 랠리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안전자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쟁 국면에서 하락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 내 금은방에선 매입 문의가 늘어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30일 수원 영통구의 한 금은방. 지난 1~2월 금값 상승기 당시 집안에 있던 금붙이를 팔기 위해 시민들이 몰렸던 이곳은 한 달 만에 팔러 나온 손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매장을 찾거나 전화 등 문의를 통해 금 매입을 알아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도내 또 다른 금은방에서도 불과 몇 달 만에 1돈당 120만원 수준까지 올랐던 금 가격이 현재는 100만원 안팎으로 내려왔다. 해당 금은방 관계자는 “금값이 내려오면서 단기 차익보다 장기 보유 목적의 매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아무리 떨어져도 100만원 아래로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_1kg)는 전장보다 1g당 4천320원(2.00%) 오른 22만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1월 29일 26만9천810원으로 전고점을 기록한 이후 18.2% 하락한 수준이다. 이는 급격한 상승 랠리 직전인 같은 달 14일(22만460원)과 유사한 가격대다.

이번 금값 하락은 과열 이후 조정과 금리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초 12만원 후반대에 거래되던 금은 1년 만에 2배 넘게 오르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여기엔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동결·인하 흐름이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달라지는 구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24년 코로나19 이후 5.5%까지 끌어올렸던 기준금리를 인하로 전환해 지난해 3.75% 수준까지 낮췄고 올해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 역시 2024년 3.5%였던 기준금리를 2.5%까지 연속 인하한 뒤 동결 상태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각국이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고 이에 따라 금의 투자 매력도는 빠르게 낮아졌다. 여기에 환금성이 높은 특성상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현금화 수요가 먼저 몰리며 가격 하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의 안전자산 기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흐름을 급등 이후 나타난 가격 조정으로 보며 자산 성격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시 조정은 있어도 금은 여전히 안전자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투자 목적의 수요가 확대된 만큼 당분간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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