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 선수의 저주로부터 탈출하나… 롯데 퇴출이 MLB 기회로? 전화위복 완성되나

김태우 기자 2026. 3. 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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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에서 퇴출된 뒤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고 있는 터커 데이비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KBO리그에서는 여러 관심 혹은 논란을 불러 모은 ‘선택’이 있었지만, 그중 팬들의 뇌리에 가장 선명하게 박힌 선택은 롯데의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롯데는 시즌 중반 터커 데이비슨(30·필라델피아)을 퇴출하고, 빈스 벨라스케즈(시카고 컵스)를 영입하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2025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한 데이비슨은 퇴출 전까지 시즌 22경기에서 123⅓이닝을 던지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아주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퇴출의 당위성이 확실할 정도의 성적도 아니었다. 5~6이닝을 2~3실점 정도에서 막아주는 선수였고 10승도 달성했다.

하지만 당시 3강 체제를 형성하며 시즌 막판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을 내다보고 있었던 롯데는 데이비슨보다 더 강한 구위를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데이비슨은 패스트볼 구속이 150㎞를 넘기기 어려운 선수였다. 집중력이 높아지는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는 고전할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

그렇게 롯데를 다소 억울하게 떠난 데이비슨은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미국에서 남은 시즌을 마쳤다. 반대로 벨라스케즈가 최악의 성적을 낸 롯데는 시즌 막판 속절없이 추락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데이비슨의 저주’라는 단어가 우스갯소리처럼 돌았다.

▲ 데이비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이제 양자는 각자 갈 길을 가고 있다.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에게 만족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슨도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끝내 올라가지는 못한 데이비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빅리그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필라델피아는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한 팀이다. 데이비슨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넓지 않다. 게다가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2.00에 그치면서 예상대로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 첫 경기에서는 잘 던지며 희망을 봤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르하이밸리에서 뛰고 있는 데이비슨은 30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코카-콜라 파크에서 열린 톨레도(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팀이 2-3으로 뒤진 6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데이비슨은 2⅓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 트리플A 시즌 첫 등판에서 2.1이닝 무실점의 무난한 투구 내용으로 힘차게 시즌을 출발한 터커 데이비슨

이닝 선두 타자에게 내준 볼넷 2개가 옥의 티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투구 내용이었다. 6회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고, 1사 후 니도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버트를 병살타로 요리하고 스스로 불을 껐다. 7회에도 선두 페레즈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뒤이어 들어선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데이비슨은 8회 첫 타자까지 정리한 뒤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 수도 경제적이었다.

아직 필라델피아 마운드에 이렇다 할 큰 변수는 없다. 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의 문제는 타격에 집중되어 있다. 다만 좌완 롱릴리프가 풍부한 구단은 아니다. 데이비슨이 트리플A에서 계속 좋은 활약을 한다면 한 번은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 기회를 잡는 건 이제 선수의 몫이다. 메이저리그를 ‘찍먹’이라도 한다면 향후 다른 팀을 찾을 때도 유리한 성적표가 될 수 있다.

데이비슨은 2020년 애틀랜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2년 LA 에인절스로, 2023년 캔자스시티, 그리고 2024년에는 볼티모어에서 뛰었다. 저니맨 코스를 밟다가 2025년 롯데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56경기(선발 17경기)에서 4승10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분명 2년 전 리그의 트렌드와 지금은 또 다르다.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닌 데이비슨이 어떤 장점을 앞세워 빅리그 재도전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 데이비슨은 길게 던질 수 있는 좌완 롱릴리프로서의 장점을 앞세워 빅리그 복귀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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