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느끼고 귀로 만나는 봄…대전 문화공간, 감각을 깨우다

황희정 기자 2026. 3. 3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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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틈을 마주하다…대전시립미술관 '열한 번째 트윙클'
빛과 어둠의 대립 속 조화…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베토벤 소나타로 여는 여정…오진주 전곡 시리즈 시작

대전의 주요 문화공간이 전시와 오페라, 클래식 리사이틀까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관객을 맞이한다. 감정의 흐름을 몸으로 체험하는 참여형 전시부터, 모차르트 오페라의 정수를 담은 무대, 그리고 베토벤 전곡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리는 연주회까지 각기 다른 결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장르와 형식은 다르지만 작품의 본질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공통된 감상의 밀도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을 풀어낸 세 무대를 차례로 살펴보자.

대전시립미술관이 어린이미술기획전 '열한번째 트윙클'을 오는 6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 포스터.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시립미술관이 어린이미술기획전 '열한번째 트윙클'을 오는 6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장 내부 모습.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감정의 틈을 마주하다…대전시립미술관 '열한 번째 트윙클'

대전시립미술관이 어린이미술기획전 '열한 번째 트윙클'을 오는 6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를 보호나 교육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와 관계를 맺는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해 감정의 생성과 변화를 몸으로 경험하도록 구성된 참여형 전시다.

전시는 규칙과 반복으로 유지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이 발생하는 '틈'에 주목한다. '트윙클'이라는 제목은 특정 감정을 지칭하기보다, 의미와 규칙이 완전히 굳어지기 전 잠시 드러나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감정을 고정된 결과가 아닌 흐름과 과정으로 바라보며 형태와 색, 움직임을 통해 이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정승원 작가는 'Playground 놀이터' 시리즈를 통해 회화를 공간으로 확장한다. 반복된 인물과 장면은 미끄럼틀 형태의 구조물로 구현돼 관람객이 직접 오르고 미끄러지며 경험하는 놀이 장치로 작동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를 통해 감정의 흐름과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백인교 작가는 실과 섬유 등 일상적 재료를 활용해 형태가 생성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이 작품을 만지고 움직이는 행위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작품의 일부로 작동하며, 손의 감각과 움직임을 통해 형태와 감정을 동시에 인식하도록 만든다.

전시장 전반은 오르고, 만지고, 움직이며 경험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된다. 작품은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관람자의 참여에 따라 변화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아이들은 정해진 해석이나 답을 찾기보다 자신의 방식과 속도로 작품과 관계를 맺는다. 이를 통해 감정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시는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머물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돼, 관람 자체가 하나의 상호작용이자 관계 형성의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느끼고 머무르게 하는 방식은 기존 전시와 차별화된 지점을 만든다. 관람은 무료로 진행되며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달 4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공연된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내달 4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공연된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빛과 어둠, 조화의 오페라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가 국립오페라단 무대로 대전을 찾는다. 내달 4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이성과 감성, 빛과 어둠이 대립하는 세계 속에서 두 남녀가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을 완성해 가는 여정을 담았다. 1791년 초연 이후 200년 넘게 사랑받아 온 대표 레퍼토리로, '밤의 여왕' 아리아를 비롯한 화려한 선율과 극적인 전개로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김동일이 참여해 원작의 상징성과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자라스트로가 이끄는 '빛의 세계'와 밤의 여왕이 지배하는 '어둠의 세계'를 대비적으로 시각화해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선악의 단순한 대립을 넘어 서로 다른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아리아는 한글 자막으로, 대사는 한국어로 구성해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은 타미노와 파미나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파파게노를 비롯한 인물들이 각자의 시련을 통과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술피리와 종, 그리고 다양한 상징적 장치들은 음악과 서사를 긴밀하게 연결하며 극적 몰입을 이끈다. 유쾌한 코믹 요소와 철학적 메시지가 어우러져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환상적인 무대미술과 상징적 연출이 결합해 작품의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음악과 시각적 요소가 어우러진 입체적인 감상을 선사할 예정이다.

1962년 창단된 국립오페라단은 국내를 대표하는 오페라 제작 단체로, 다양한 창작과 공동제작을 통해 한국 오페라의 저변을 넓혀왔다. 이번 '마술피리' 역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 클래식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폭넓은 관객층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 예매는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전용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달 5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오진주 리사이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 Ⅰ'이 열린다. 사진은 공연 포스터.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내달 5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오진주 리사이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 Ⅰ'이 열린다. 사진은 바이올리니스트 오진주의 공연 모습. 피움기획 제공

◇베토벤 소나타로 여는 전곡 프로젝트의 시작

바이올리니스트 오진주가 내달 5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시리즈'의 첫 무대로, 베토벤이 남긴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고전적 균형 속에서 점차 확장되는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대등한 대화를 통해 조명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2번·3번(Op.12)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젊은 베토벤 특유의 경쾌한 추진력과 명료한 구조, 변주를 통한 음악적 전개가 특징인 작품들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주고받는 실내악적 대화를 통해 초기 소나타의 생동감과 긴밀한 호흡을 선명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두 악기가 동등한 파트너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긴장과 균형은 베토벤 소나타의 중요한 매력으로 꼽힌다.

후반부에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5번 F장조 Op.24 '봄(Spring)'이 연주된다. 밝고 투명한 선율과 넓은 호흡의 서정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초기 소나타의 단정한 균형과 함께 베토벤 음악의 또 다른 정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선율이 공연의 감정선을 한층 풍요롭게 확장할 예정이다.

오진주는 선화예술학교와 선화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독일 쾰른국립음대 전문연주자 과정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오며 작품의 구조와 정서를 균형 있게 풀어내는 해석으로 꾸준한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김민경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김민경은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 석사와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뒤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음악코치로 활동했으며, 현재 전문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두 연주자가 만들어낼 섬세한 앙상블과 긴장감 있는 호흡이 베토벤 소나타의 지적 깊이와 서정성을 동시에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나 NOL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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