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지 내줬는데 안전은 뒷전…학성고, 사고 위험 노출
담장 절토로 운동장 공 월담 가능성
학생뿐 아니라 보행·운전자도 위협
기존 후문 통학로 사라져 불편 가중

#학교 "고강도 안전시설·통학로 확보" 요구
30일 찾은 울산 남구 대공원로 일대 도로 확장 사업 현장. 이곳은 향후 도시철도(트램) 1호선 공사 시 우회도로로도 활용될 예정으로, 올림푸스 아파트 동쪽 끝부터 울산대학교 청운학사 문수관까지 도로를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올림푸스 아파트 맞은편 학성고등학교의 담장 일부도 절토돼 도로 확장에 포함됐다.
울산시와 울산교육청 간 협의를 거쳐 학교 부지 일부를 도로 용도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부지 절토 이후 학생 체육활동 중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기존 후문 통행로까지 사라지자 학교 측은 안전조치와 통행로 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교 측에 따르면 기존에는 축구장에서 넘어간 공이 담장 밖 산자락으로 떨어졌지만, 절토 이후에는 곧바로 도로로 이어지면서 공사 완료 시 차량과 보행자 모두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학성고는 축구부를 운영하고 있어 공이 외부로 넘어가는 상황이 잦을 수밖에 없어, 안전사고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시종건본부 "교육청과 협의 사안"
이에 학성고는 지난 2월부터 울산시 종합건설본부에 안전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학교 측은 최소 6m 이상의 비구방지 펜스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종합건설본부는 해당 시설이 학교 부지 내 시설물이라며 교육청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대안으로 옹벽 상단에 약 2m 높이의 울타리를 설치해 공의 도로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했지만, 학교와 도로 사이 높이 차가 커 운동장에서 찬 공이 그대로 도로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지난 27일 울산시교육청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체육활동 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공사로 수십 년간 사용돼 온 학교 후문 통행로가 사라졌지만, 시는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재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통학로를 이용해 등·하교하던 학생들이 현재는 약 50명이 10여분 가량을 우회해 정문을 이용하고 있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도로에서 학교까지 옹벽 높이가 5m에 이르고 배면 폭이 협소해 별도의 통학로를 개설할 경우 보행자 추락 등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라며 "일부 학생들이 이용해온 후문 통행로는 정식 통로가 아니어서 안전에 대한 주민 우려가 제기돼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문까지 우회 거리가 멀지 않아 통학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학생 안전을 위해 인도를 이용한 등·하교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육청 "시와 협의 통해 대책 마련"
학교 측은 당초 부지 제공 과정에서 대체 통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울산시와 교육청 간 협의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학성고 이동욱 교장은 "충분한 높이의 펜스가 설치되지 않으면 공을 주우러 가는 학생뿐 아니라 운전·보행자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 공사 완료와 동시에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또 오랜 기간 사용해 온 통학로가 사라지면서 학생들의 불편과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향후 설계 변경 등 주요 사항이 있을 경우 학교와 사전 협의를 거쳐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지 사용 협약 당시 세부적인 사항까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교육환경 개선과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라며 "공사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만큼 비구방지 펜스 설치와 후문 통행로 확보 방안에 대해 시와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