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단 바다 추락… 기장군 항구 안전 대책 ‘허술’

김동우 2026. 3. 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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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행락철 차량 나들이객 급증
차량 차단 방호벽 빈 구간 많아
정작 바다 앞엔 20cm 차막이만
최근 월전항서 사고로 1명 사망
인근 상인들 “대책 마련 시급해”
지난 24일 차량 추락 사고가 발생한 부산 기장군 월전항 선박 접안 공간에 차량 추락 방지를 위한 20cm 높이의 차막이가 설치돼 있다.

최근 일가족 3명을 태운 차량이 바다로 떨어진 사고가 난 부산 기장군의 한 항구가 추락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차량 방문객이 많은 곳인데, 사고가 난 지점은 방호벽을 설치할 수 없는 접안 구역이어서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기장 일대 항구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 만큼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오후 7시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월전항 인근에서 일가족 3명이 탄 SUV 차량이 바다에 빠졌다(부산닷컴 3월 25일 보도). 이 사고로 운전석에 타고 있던 A 씨가 숨졌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A 씨의 딸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A 씨의 아들은 트렁크를 통해 가까스로 차량에서 빠져나와 구조됐다.

울산해양경찰서 등은 사고 현장 주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A 씨가 몰던 차량은 사고 지점 앞에서 육지 쪽으로 후진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차량은 진행 방향을 바꿔 바다로 갑작스럽게 돌진했다. A 씨의 차량에서는 추락 당시 차량 뒷쪽 브레이크등이 점등된 장면도 포착돼 급발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30일 추락 사고가 발생한 월전항 사고 현장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바다 앞 추락 방지 구조물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날 역시 차량 1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차량이 주차된 곳에는 차량 추락 방지 차막이(카 스토퍼)만 10개 설치돼 있었다. 차막이의 높이는 20cm에 불과했다. 방호벽 바깥 구역에는 바닷가와 접해 조성된 9면의 주차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10cm 남짓의 안전턱만 설치돼 있었다. 속도가 빠르거나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차량을 막기엔 너무 낮아보였다.

사고 지점 주변 130m 구간에서 차량 추락을 막을 수 있는 약 70cm 높이의 방호벽이 설치된 구간은 약 50m에 불과했다. 지난 24일 사고 역시 방호벽이 없는 구간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난 지역은 크레인으로 어선을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리는 접안 공간이다. 어선과 조업 장비 등이 드나드는 곳이다. 하지만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때에는 인근 점포들의 주차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월전항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풍경이 우수한 것으로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평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차량을 이용해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고 지점 인근 상인들은 방문객들이 좀 더 안심하고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서는 차량 추락 방지 시설을 비롯한 안전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월전항 한 카페 업주는 “접안 공간이 비어 있는 날엔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고, 어린이들도 많이 오는데 물에 빠져도 모를 정도로 사고에는 무방비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자체에서는 어업 공간 특성 상 별도의 안전 시설을 설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장군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어민들의 생계 활동을 위한 접안 공간이기 때문에 방호벽 등 다른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며 “원칙적으로 주차를 해서도 안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