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vs 조국혁신당 격돌…신안군수 선거 ‘안갯속’
기존 고봉기 지역위원장과 3파전
민주당 예비 없이 5인 경선 예고
입지자 총 8명 …낙승 장담 어려워

오는 6월 3일 실시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2달여 앞둔 가운데 전남 신안군수 선거의 판세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주자를 자처했던 후보들이 조국혁신당으로 기수를 틀면서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전 육군 장군 출신인 김태성 예비후보와 전 전남도의원을 지낸 정광호 예비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혁신당의 깃발을 들며, 기존 혁신당 소속으로 출마를 알렸던 고봉기 신안군 지역위원장과의 당 내 3파전이 성사됐다. 여기에 민주당 공천 심사를 통과한 5인까지 가세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가 예상된다.
◇민주당 잇단 탈당…혁신당도 후보 경선
이번 신안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김태성·정광호 예비후보는 30일 전남도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과 함께 혁신당 입당을 전격 선언했다.
두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이미 민주주의의 가치를 저버렸다"며 소속 정당이었던 민주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최근 진행된 공천 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이 사실상 무너졌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오랜 시간 몸담은 정당을 떠나는 결정이 쉽지 않았으나, 현재의 상황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공천 심사 기준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두 후보는 "당이 내세운 '4무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이중잣대'를 확인했다"며 "이는 공천 원칙의 붕괴이자 신안군민의 신뢰를 정면으로 배신한 처사다"고 지적했다.
무소소이나 다른 정당이 아닌 혁신당행을 택한 이유로는 부패한 기득권 카르텔 타파를 꼽았다. 이들은 "무소속 출마도 검토했으나 기득권 정치 구조에 맞서기 위해서는 선명한 가치와 방향을 지닌 세력이 필요했다"며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무소속 후보, 양심 있는 일부 민주당 세력, 시민단체와 연대해 지역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후보는 "현재의 고착화된 정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신안의 변화는 어렵다"며 "군민과 힘을 합쳐 특정 세력의 5선을 저지하고, 조국혁신당 중심의 연대 세력의 승리를 통해 군민이 주인인 신안군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기존 혁신당 측 예비후보인 고봉기 신안군 지역위원장과는 사전 접촉이 있었으며, 연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연대를 통해 선출된 최종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이날 혁신당 입당을 알린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당원 모집 과정에서 불법 정황이 드러나 민주당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2년의 징계를 받으면서 민주당 출마가 어려워졌다. 전 민주당 내란진상조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 확대, 체류형 관광 전환,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당 경선 후보자를 가리는 공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혁신당 입당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신안군의회 의장 출신인 그는 민생 중심의 군정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고 지역위원장은 해양항만기술행정사무소 대표 출신으로, 특히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0.81%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줄 지 관심이다. 다만, 당시 상대였던 박우량 후보에 대한 반감이 높은 득표율로 이어졌다는 지역 내 평가도 따른다.
현재 혁신당은 나주·담양·곡성·여수·신안 등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4곳에서 기초단체장 후보를 내고 민주당에 맞서고 있으며, 두 예비후보의 입당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민주당서 5인 출사표…경쟁 '치열'
민주당에선 일찌감치 신안군수 후보 선출을 위한 대진표를 확정했다. 민주당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1일 신안군수 경선 후보로 김경화, 김행원, 박석배, 박우량, 천경배 등 5인을 확정했다.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러진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엔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다음달 3일에는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며, 6~7일 이틀간은 경선 투표를 이어간다.
경선에 나서는 5인 가운데서는 '징검다리 5선'을 노리는 박우량 전 군수가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민선 4·5기와 7·8기 당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무소속을 넘나들며 당선될 만큼 지역 내 기반이 견고하다는 평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주도한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인 '햇빛·바람연금'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우수 행정 사례로 언급하며 '기본소득'의 단초가 됐다는 평과 함께 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지난해 3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아 군수직을 잃었던 전력은 변수다.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며 출마의 길은 열렸으나, 일각에서는 5선 도전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맞서 김행원 전 목포시청 지역경제과장은 31년의 행정 경험을 앞세워 신안군 입성을 노린다. 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친 그는 현재 현장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김 전 과장은 "왜곡된 행정 체계를 바로잡고, 신안이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기회의 섬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석배 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도 유력 주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임감사와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내며 쌓은 중앙 정치 네트워크와 실무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민선 7기 신안군수 선거에 나섰던 천경배 전 이재명 당대표실 국장도 재도전에 나선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경기도·성남시·광주광역시 등에서 쌓은 정무적 감각과 지방행정 경험을 무기로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민주당 총재를 지냈을 당시 경호를 맡았던 김경화 제21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선대위 후보총괄특보도 민주당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고 지역 내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여러 후보 간 경쟁을 통해 후보를 배출하는 만큼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며, 향후 경선 과정 및 결과에 따라 야권의 대안세력으로서 혁신당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가 점쳐진 후보가 당 차원의 지원까지 받게 되면 민주당의 낙승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