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혜 논란’ 여론조사 업체 대표, 김병기에 후원금 건넨 정황

박찬희 기자 2026. 3. 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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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총선 당시 김병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입으로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업체로 특혜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리서치디앤에이(현 시그널앤펄스) 김아무개 대표가 김 의원의 후원조직 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서치디앤에이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시로 경선 여론조사에서 배제됐으나 김 대표는 김 의원 쪽과 교류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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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선 조사업체 탈락 뒤 돌연 추가
당시 업체 대표는 김 의원 후원조직 일원
김 의원, 개입 의혹 커지자 후원금 반환
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총선 당시 김병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입으로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업체로 특혜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리서치디앤에이(현 시그널앤펄스) 김아무개 대표가 김 의원의 후원조직 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업체 선정 과정에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이 김 대표로부터 받은 후원금 300만원을 돌려주려 한 정황도 새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논란 뒤에도 사명을 바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민주당 여론조사 업체로 선정됐다.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혔던 김 의원이 당내 영향력을 활용해 후원자가 이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겨레가 30일 확보한 ‘김병기와 함께하는 사람들’ 명단을 보면, 김 대표는 회원 7명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모임은 2022년 10월께 만들어진 김 의원 후원조직으로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대표, 진보 성향 코미디언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김 의원 부부와 보좌진 등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1년에 두세번씩 비정기 모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서치디앤에이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24년 2월 당시 민주당의 당내 경선 전화 자동응답(ARS) 여론조사를 맡을 업체 후보에서 탈락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추가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여론조사 업체 3곳을 선정했으나, 공모 결과 발표 다음날 리서치디앤에이가 돌연 추가됐다.

그 뒤 리서치디앤에이가 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을 배제한 당 비공식 여론조사를 진행한 사실과 함께, 추가 선정 과정에 당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수석사무부총장이었던 김 의원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김 의원은 당시 의견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시 언론 보도 뒤 리서치디앤에이와의 연관성을 지우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인 정황이 파악됐다.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직원은 한겨레에 “(언론 보도 뒤) 김 의원이 ‘누구 망하게 할 일 있냐’며 후원금 300만원을 당장 돌려주라고 (담당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후원한 여론조사 업체 대표가 당내 여론조사를 맡을 수 있도록 개입한 뒤, 이 사실이 드러나자 후원금을 돌려주려 했다는 것이다.

2024년 11월25일 ‘김병기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임에 참석한 김병기 의원의 아내 이아무개씨(왼쪽 동그라미)와 김아무개 리서치디앤에이 대표(오른쪽 동그라미). 제보자 제공

리서치디앤에이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시로 경선 여론조사에서 배제됐으나 김 대표는 김 의원 쪽과 교류를 이어왔다. 한겨레가 확보한 2024년 11월25일의 ‘김병기와 함께하는 사람들’ 모임 사진·영상을 보면, 김 대표는 김 의원의 3선 당선을 축하하는 식사 모임에 동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 의원의 배우자 이아무개씨와 최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원도 함께했다. 이후 리서치디앤에이는 시그널앤펄스로 이름을 바꿨고, 지난해 대선 경선 때 또다시 민주당 여론조사 업체로 선정됐다. 당시 김 의원은 이재명 대선 캠프의 조직본부장이었다.

김 대표와 김 의원은 후원 사실을 두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폈다. 김 대표는 한겨레에 “김 의원에게 300만원을 후원한 것은 맞고 영수증도 받았다”며 “업체 선정 과정에서 누락이 생겼고, 김 의원이 이를 알고 선관위 쪽에 ‘잘못하면 큰일 난다’는 취지로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 쪽은 “후원금을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조만간 김 의원을 추가로 불러 각종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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