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의 생존투자] 韓, 선진 국채클럽 입성… 75조 유입에 구조적 저평가 해소될까

김지영 2026. 3. 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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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채가 내달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어 "주식 시장 약진으로 인한 글로벌 머니무브와 전쟁에 따른 채권 투자심리 약화 등은 WGBI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 자체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WGBI 편입은 절대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라기보다, 지금과 같은 비우호적인 환경을 상쇄시켜 금리 상승을 일부 제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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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한국 국채가 내달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편입이 단기적인 금리 인하를 이끌기보다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을 지탱하는 '구조적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내달부터 WGBI에 실편입된다. 앞서 지수 산출 기관인 FTSE 러셀(FTSE Russell)은 지난 2024년 10월 한국을 지난해 11월부터 WGBI에 편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준비 기간 확보를 위해 편입 시점을 내달로 조정됐다.

WGBI는 주요 연기금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채권 지수다. 현재 26개국 국채가 포함돼 있으며,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만 약 2조5000억~3조달러 수준이다.

이번 한국의 WGBI 편입 비중은 약 2.08~2.20%로 추정된다. 전체 추종 자금을 2조5000억달러로 산정할 때, 지수 편입에 따른 총 유입 규모는 약 520억달러(한화 약 75조9000억원, 환율 1460원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편입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분할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매달 약 65억달러(약 9조5000억원) 수준의 패시브 자금이 기계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유입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과거 연간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이 50조원을 상회했던 사례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였던 2021년(63조9000억 원)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컸던 2025년(70조2000억원) 단 두 차례뿐이었다. 이번 WGBI 편입을 통한 자금 유입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75조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자금 유입은 특정 거시 환경에 따른 단기 유인이 아니라 지수 편입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이전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은 액티브 자금보다는 패시브 자금이며, 대부분 장기적인 투자를 지향하고 시장의 평균적인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번 편입으로 단기적인 이슈에 따른 자금 유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며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리거나 단기적으로 시장 금리 방향성이 불안해도 자금이 쉽게 유출되지 않아 금리의 '하방 완충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초기 유입 규모나 속도보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장과 이에 따른 금리 안정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채권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며 "원화의 큰 폭 약세가 반영될 경우 지수 내 편입 비중은 1%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시장 약진으로 인한 글로벌 머니무브와 전쟁에 따른 채권 투자심리 약화 등은 WGBI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 자체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WGBI 편입은 절대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라기보다, 지금과 같은 비우호적인 환경을 상쇄시켜 금리 상승을 일부 제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도 "4월 WGBI 실편입은 수급 개선의 마중물 역할은 하겠으나, 금리 급락이나 환율 안정을 즉각 견인하기에는 전쟁 등 대외 여건이 부정적"이라며 "단기적 수급 임팩트보다는 장기적으로 원화 채권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구조적 하방 지지선'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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