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한 달…반도체주 '울상'인데 건설주는 원전 덕에 '일단 미소'

이동영 기자 2026. 3. 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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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모멘텀 부각, 건설주 상승 이끌어…'주택·건설 원자재' 경기 민감성은 변수
반도체·대형주, 외국인 매도 속 부진…"펀더멘털은 견고, 상승 동력 있다"
미국·이란 전쟁 개전 1개월 차 건설주가 선방했지만 반도체 대형주는 부진했다. 사진은 코스피 주요 지수 등락률.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미국·이란 전쟁이 1개월을 맞은 가운데 국내 증시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건설주는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반도체 및 대형주는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급 위기 속 건설 종목들의 원전 건설 능력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봤다. 다만 건설주가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 종목과 대형주는 외국인 매도 영향을 크게 받으며 하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반도체 본연의 체력이 훼손된 것은 아닌 만큼 전쟁이 조기에 끝난다면 다시금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주 '원전' 테마에 상승…"원전 수혜주지만 경기 민감 업종인 점 유의해야" 지적도


30일 한국거래소 기준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 코스피 개별지수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건설이었다. 7.08% 상승하며 50개 세부 지수 중 유일하게 올랐다. 부동산 -0.49%, 코스피200 건설 -4.53% 등 관련 지수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 기간 건설사들은 코스피 대비 높은 성과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이 기간 15만500원에서 14만9800원으로 0.46% 하락했지만 대우건설은 93.93% 급등했다. DL이앤씨는 34.28%, GS건설은 40.53% 상승했다.

'원전 테마'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대우건설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속 월성·신월성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에 하락장에서도 ▲5일 13.11% ▲13일 17.78% ▲18일 22.79% ▲20일 18.18% 등 다섯 차례나 10%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DL이앤씨도 건설주의 상승 흐름을 탔다. 지난 20일 상한가를 쓴 데 이어 25일에는 14.93% 급등했다. 이날 DL이앤씨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의 SMR(소형모듈 원전) 표준화 설계 계약 체결을 발표하며 원전주로써의 위치가 부각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원전이나 태양광, 이차전지 쪽이 수혜를 누리는 흐름"이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유를 제외한 대체에너지 분야가 전 세계적으로 힘을 받게 되면서 원전 건설 경험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주의 경우 경기 민감 업종이라는 점이 유의점이다. 건설 원자재 수급 영향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 27일 정부는 건설 현장에 필수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의 재고량이 급감하자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여기에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도까지 겹치자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건설 지수는 9.75% 하락했다. 코스피 하락률 5.92%보다 크다.

김 연구원은 "건설주는 원전 수혜주라는 테마도 있지만 경기에 민감한 주택 건설이라는 테마도 동시에 가진다"면서 "이에 에너지 안보 특면에서는 원전 모멘텀이 부각되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 전반이 부진에 빠지면 건설주도 함께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시 변동 환경 속에서 이러한 건설주의 특성은 복합적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순매도에 대형 반도체주 급락…"반도체, 본질적 체력은 견고해 상승 동력 있어"


외국인의 매도 속 반도체 대형주는 울상이다. 사진은 3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반면 반도체 종목과 대형주는 울상이다.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 반도체주가 포함된 코스피 전기전자는 -14.23%, 코스피200 정보기술은 -14.60%를 기록했다. 대형주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코스피 상위 200개 종목이 모인 코스피200은 -13.73%, 100개 종목이 포함된 코스피100은 -14.14%, 코스피50은 -14.88%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로 갈수록 하락률이 더 커졌다.

전쟁 장기화 속 외국인 투자자가 대형 반도체주를 위주로 매도 흐름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개인이 37조631억원을 사들인 것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는 29조2569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매도세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5조5587억원을 팔았고 SK하이닉스는 6조3192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합산 순매도액은 코스피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의 74%가 넘는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2월27일 21만6500원에서 3월27일 17만9700원까지 16.99%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106만1000원에서 92만2000원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월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완화된다면 상승 동력을 탈 수 있다는 평가다.

김재승 연구원은 "현재 고환율에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는 외국인의 매도 흐름으로 인해 반도체 종목 전반이 부진하다"면서도 " 다만 4월 중으로 호르무즈 해협 이슈가 해결되면 곧 있을 2분기 실적 발표 등을 통해 주도주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도체 종목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그는 "여전히 반도체 종목의 이익 모멘텀은 강력하다"며 "최근 조정을 강하게 받으면서 주가가 더 싸진 상황이기에 밸류에이션과 이익 성장성 측면에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전쟁에도 반도체 업종 실적이 상향 조정되며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6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반도체 업종은 기반은 튼튼하다"며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개인의 자금 유입 본격화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의지를 갖추고 있으나 양측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이란 전쟁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동영 기자 ldy@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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