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 동탄에 'AI 네이티브 병원' 설립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3. 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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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병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인공지능(AI)이 입원 병상과 수술실 상황을 초 단위로 분석해 최적의 진료팀을 배정한다.

윤을식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기존 병원들은 물리적 한계 때문에 급변하는 AI 시스템을 이식하기 어렵다. 뼈대부터 세우는 동탄병원은 모든 프로세스에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장착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 의료의 차세대 표준을 정립하고 정밀의학의 기술적 토대를 완성하는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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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고려대 동탄병원 건립
진단서 작성 등 AI가 전담
공항 관제탑처럼 병원 통솔
환자에 '최적의 진료' 추천
평소엔 일반병실 운영하다
팬데믹 오면 응급병상으로
윤을식 의료원장이 30일 간담회에서 동탄병원 건립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인공지능(AI)이 입원 병상과 수술실 상황을 초 단위로 분석해 최적의 진료팀을 배정한다. 의사는 모니터 속 빽빽한 데이터와 씨름하는 대신 환자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AI는 환자의 병력을 훑어 진단 포인트를 화면에 띄운다. 2035년 경기 화성시에 들어설 '미래형 병원' 고려대동탄병원의 풍경이다.

고려대의료원은 3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동탄 제4고대병원 건립 계획과 스마트의료 청사진을 공개했다. 처음 설계 단계부터 'AI 네이티브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 경험을 극대화하고 의료진을 단순 행정 업무에서 해방하는 미래형 의학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윤을식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기존 병원들은 물리적 한계 때문에 급변하는 AI 시스템을 이식하기 어렵다. 뼈대부터 세우는 동탄병원은 모든 프로세스에 로봇과 디지털 기술이 장착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 의료의 차세대 표준을 정립하고 정밀의학의 기술적 토대를 완성하는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핵심 경쟁력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다. 의료원 측은 병원 운영 전반에 이를 도입해 의료진 행정 업무의 80% 이상을 AI가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병원의 두뇌 역할을 하는 '디지털 커맨드 센터'가 있고, 공항의 관제탑처럼 운영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예약부터 입·퇴원, 결과 확인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조율해 대기 시간을 단축한다. 거대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이 접목된 의료정보 시스템은 환자의 방대한 병력을 정밀 분석해 진단 포인트를 제시함으로써 오진 위험을 낮춘다.

고려대 동탄병원 조감도

상황에 따라 공간의 용도도 바꿀 수 있게 설계한다. 고려대동탄병원은 벽을 뜯는 대공사 없이도 최신 의료장비나 시스템을 즉시 연동할 수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모듈형 설계를 도입한다. 평소에는 일반 병동으로 운영되다가 대규모 감염병이나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특수 목적 병동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의료 인재를 키울 교육 인프라스트럭처에도 적극 투자한다. 고려대동탄병원은 지하 1층 전체를 대규모 시뮬레이션 센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실제 수술방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의료진이 고난도 술기를 실전처럼 반복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윤 원장은 "미국 메이오 클리닉과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에서 운영 중인 모델"이라며 "첨단 술기를 연마하고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기능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탄병원 건립과 함께 기존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잇는 '쿼드병원' 체제도 가동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중앙 AI 허브를 구축하고, 병원 내부에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플랫폼을 전체 산하 기관에 이식한다. 쿼드 체제는 정밀의학의 필수 자산인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는 토대가 된다. 나아가 광교·용인 테크노밸리와 오송 생명과학단지를 연결해 국가 바이오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손호성 고려대의료원 의무기획처장은 "화성시는 인구 100만명을 돌파한 특례시임에도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하고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전국 평균(13.8개)의 절반 이하"라며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수도권 남부 바이오 클러스터의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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