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생산적 금융…은행 부동산담보대출 비중 또 커져

신중섭 기자 2026. 3.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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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첨단전략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움직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만큼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면서도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린 시기였음에도 전년 대비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상승한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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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8%…1년새 0.91%P 상승
“기업대출 리스크 심사 부담 커”
금융 실물지원 기능 약화 우려
4대은행. 연합뉴스

시중은행이 첨단전략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기업대출 비중이 커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체질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총대출 잔액은 약 1329조 59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담보대출은 약 770조 6095억 원 수준으로 전체의 57.96%를 차지했다. 2024년 말(57.05%)과 비교하면 1년 새 0.9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 57.69%로 전년(57.11%) 대비 약 0.6%포인트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이 많았던 KB국민은행은 2017년까지만 해도 그 비중이 61%에 달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24년 말 55%에서 지난해 말 56.84%로 1.84%포인트 뛰었다. 전체 대출 잔액(334조 2162억 원)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이 189조 9562억 원에 달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60.87%에서 62.08%로 1.21%포인트 상승하며 60%를 넘겼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중이 줄어든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2024년 말 55.32%에서 지난해 말 55.20%로 0.1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우리은행은 2016년만 해도 부동산 담보 비중이 40%대였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는 아직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움직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만큼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면서도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가 맞물린 시기였음에도 전년 대비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상승한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은 담보 가치가 명확해 건전성 관리가 쉬운 반면 기업대출은 리스크 심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전략산업에 대한 심사 역량을 키우고 핵심성과지표(KPI)에도 생산적 금융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식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 완전히 뿌리내리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여신 구조가 장기화할 경우 금융의 실물 지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을 단기간에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은행이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대규모 생산적 금융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고 최근 주주총회도 마무리한 만큼 곧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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