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 40년만에 대출 처음” 전통시장까지 파고든 고유가 여파

한달수 2026. 3.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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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윳값 올라 장사 못하겠다” 상인들 호소
떡집·잡화점 등 비용 상승 직격탄
설 대목 이후 매출 회복도 더뎌
금융지원 창구에 발길 이어져

인천신용보증재단 남부지점 용현시장 이동 출장소 2026.3.3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중동 전쟁으로 치솟은 기름값이 전통시장까지 직격하고 있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인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신용보증재단 남부지점은 30일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원스톱 이동출장소’를 열었다. 지역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희망인천 특례보증 3단계’ 접수가 시작됐는데,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고령층 상인을 위해 남부지점이 용현시장 상인회 사무실에 대면 신청 창구를 마련했다.

이동출장소를 찾아온 용현시장 상인 이모씨는 등윳값이 급증해 가게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에서 40년 가까이 떡집을 운영 중인 이씨는 떡을 만들 때 쓰는 찜기를 달구기 위해 등유를 쓰는데, 한 달 사이 가격이 ℓ당 200원 넘게 오르면서 비용도 크게 늘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인천지역 등유 가격은 지난달 초 ℓ당 1천676원에서 이달 들어 1천900원대를 넘었다. 정부가 최고가격지정제를 발표하면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29일 기준 1천865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0원가량 상승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대출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씨는 “매일 떡을 만들려면 비싼 값이라도 등유를 살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경영자금 상품 등이 있을지 궁금해 (상담소를) 찾아왔다”고 했다.

용현시장에서 각종 잡화를 파는 한 상인 역시 점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담을 받았다. 전통시장의 대목인 설 연휴가 지나고 손님들의 발걸음이 예상보다 더욱 줄어들면서 도매로 떼온 물건 재고가 많이 남은 탓이다. 남은 재고를 털어낼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 등을 알아봤지만, 시중은행 금리가 높아 선뜻 돈을 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신용보증재단 남부지점은 이날 이동출장소에서 상인들의 특례보증 신청 접수뿐 아니라 경영 컨설팅, 이미 대출받은 상품의 상환 방법 등 금융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 1월28일 희망인천 특례보증 1·2단계 시행 첫날에만 온·오프라인을 합쳐 173건의 상담이 이뤄졌는데, 3단계가 시행된 이날도 비슷한 수준의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우 시중은행 대출 신청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제3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최병헌 인천신용보증재단 남부지점장은 “대출을 받았지만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인회생 신청 절차를 문의하는 상인도 있었다”며 “고령층·1인 소상공인이 많은 전통시장 특성상 온라인 신청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지점이 담당하는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이동출장소를 운영하며 소상공인들의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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