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둔 ‘술잔’…MZ세대가 음주 덜 하는 이유

김미혜 기자 2026. 3.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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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술자리는 젊음과 사교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풍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덜 마시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 주류 소비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20대(만 19세 포함)의 하루 주류 섭취량은 64.8g으로 전년(95.5g)보다 30% 이상 감소해 60대(66.8g)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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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마시는 시대 ‘소버 라이프’ 문화 확산
20대 섭취량 30%↓…주점 소비도 줄어
대면 모임 감소·건강 인식 변화 등 영향
주류기업 인원 감축 등 산업 전반 재편
건강을 중시하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율이 감소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한때 술자리는 젊음과 사교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풍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덜 마시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 주류 소비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젊은 층의 음주율이 지난 20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35세 미만 성인 가운데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응답은 2001~2003년 72%에서 2021~2023년 62%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이같은 변화는 인식과 생활 방식의 전환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음주가 성숙함이나 세련된 생활방식의 일부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인식으로 바뀐 것이다.

사회적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외과의사회의 연구에 따르면 월평균 친구와 대면해 보내는 시간은 2003년 약 30시간에서 2020년 10시간으로 크게 줄었다. 대면 모임 감소는 자연스럽게 술자리 축소로 이어졌고, 음주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를 강화했다.

대면 모임 감소 등 사회적 환경 변화가 주류 소비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간이주점 사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고, 호프주점은 9.5%, 기타 음식점도 5.2% 줄었다.

질병관리청이 1월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2024년 20대(만 19세 포함)의 하루 주류 섭취량은 64.8g으로 전년(95.5g)보다 30% 이상 감소해 60대(66.8g)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5년 139g, 2013년 176.3g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2024년 기준 19~29세 가운데 술을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신다는 비율은 56.0%로 2005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았다.

주류 소비의 중심이던 20·30대의 지출 역시 줄어 NH농협은행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20대 주점 소비가 20.9%, 30대는 1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버 라이프’ 확산으로 주류 시장도 구조 전환을 맞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처럼 ‘소버 라이프(Sober Life)’ 확산으로 글로벌 주류 산업도 변곡점을 맞고 있다. 올해 2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맥주회사 하이네켄(Heineken)이 최대 6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요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프리미엄·무알코올 제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디아지오(Diageo), 페르노리카(Pernod Ricard), 컨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 등 주요 주류 기업들의 주가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집계 기준 약 50개 상장 주류 기업의 시가총액은 2021년 6월 정점 이후 약 4년 사이 8300억달러(약 1258조197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높아진 생활비 부담 그리고 취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맞물리며 주류 시장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는 판매량보다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어설명] 소버 라이프(Sober Life)
‘소버(Sober)’는 ‘술에 취하지 않은’ ‘맑은 정신의’라는 뜻으로, 술에 의존하지 않고 일상을 즐기는 방식을 의미한다. 단순한 금주를 넘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취향에 맞게 음주를 선택하는 개념으로 ‘소버 큐리어스’ ‘소버 리빙’ ‘소버노믹스’ 등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는 건강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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