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4구역 삼성물산 단독 입찰…사실상 무혈입성 확정적
서울 압구정 재건축 4구역 사업이 삼성물산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유력 경쟁업체로 꼽혔던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불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삼성물산의 수의계약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주요 재개발·재건축사업 현장에서 시공사들이 경쟁을 꺼리면서 '무혈입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4구역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진행한 입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입찰 제안서와 함께 보증금 10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쌍용건설, 금호건설, 제일건설 등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나머지 6개사는 모두 불참해 자동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 규정에 따라 한 차례 더 입찰이 진행되지만, 또 다시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물산이 최종 시공권을 확보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4구역은 압구정현대 8차와 한양 3·4·6차 통합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최고 69층, 1722가구 규모 대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이 책임준공 확약 의향을 표하며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오는 5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외에 다른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조합은 두 차례 유찰 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최종 시공사로 확정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 경쟁업체로 거론되던 현대건설은 앞서 4구역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사업 전략 차원에서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 전력을 쏟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2구역에서도 수읙약으로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은 3·5 구역을 묶어 압구정 현대 타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치열한 수주경쟁 대신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장에 주력하는 추세다. 3구역 역시 참여를 공식화한 현대건설 외에 마땅한 경쟁업체가 없다. 사업비 2조원대 규모인 성수재개발정비구역 1지구에서도 GS건설이 두 번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 수순을 밟고 있다. GS건설은 성수 올인 전략에 따라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서 아예 발을 뺐다.
압구정 3구역은 현대 1~7·10·13·14차와 대림빌라트 등 3934가구로 구성된 3구역은 최고 65층, 5175가구로 조성되는 메가 프로젝트다. 조합은 4월 10일 입찰 마감하고, 5월 2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입찰 보증금은 총 2000억원이다.
건설업계가 선별 수주로 몸을 사리는 배경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피하고 핵심 구역을 선점해 실리를 택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특정 시공사로 사실상 굳어진 사업장에서 무리하게 경쟁하기 보다 사업 안정성과 속도를 높이는 게 유리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에 실패하면 입찰 보증금과 홍보비 등 경쟁 과정에서 기투입한 비용은 허공에 날리는 셈"이라고 했다.
5구역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정면으로 맞붙어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서 유일하게 경쟁 구도가 예상되는 사업장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90번지 일대로 한양 1·2차 아파트가 속한 곳으로 총 공사비는 1조4960억원이며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총 1397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