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도 이런 선수는 없다… 전설이 전설한다, KBO에 이런 선수 다시 나올 수 있나

김태우 기자 2026. 3. 30. 16: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팀의 여전한 중심이자 간판 타자인 최정은 마흔의 나이에도 핫코너를 지키며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때로는 빗맞았기에 안타 확률을 높이는 타구들이 있다. 수비수들이 얼마나 민첩하게 대처하느냐가 한 발의 승부를 가른다. 그리고 최정(39·SSG)은, 아직 그 불확실성에 몸과 마음 모두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다.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시즌 개막전에서도 최정은 정상적으로 수비를 소화했다. 평생을 지킨, 핫코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냥 겉에서 볼 때는 20대 선수들의 몸놀림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가 어설픈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더 나았다. 팬들의 환호, 벤치의 감탄을 부르는 호수비가 연이어 나왔다.

순발력과 민첩성이 녹슬지 않았고, 경험에서 나오는 대시 타이밍과 송구시 신체 밸런스까지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보여줬다. 1회 김선빈의 빗맞은 타구를 재빠르게 대시해 넘어질 듯한 자세로 1루에 송구, 아웃카운트 하나를 벌며 선발 미치 화이트를 도와준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도 29일 경기를 앞두고 “잘하더라. 안 그래도 잠깐 봤는데 ‘너무 믿지 마십시오’ 그러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에는 신뢰가 담겨져 있다.

그런 최정은 사실 1987년생, 만 39세 선수다. 빠른 생일이라 동기들은 이미 만으로도 마흔이 됐고, 예전 한국 나이로 치면 ‘40대’ 이야기를 벌써 들었을 나이다. 아무리 선수 수명이 길어졌어도 마흔에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특별한 일이다. 게다가 수비까지 매일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 KBO리그에 40대 선수는 몇몇 있었지만, 최정처럼 이맘때 수비 비중이 높은 선수는 역사에 없었다.

▲ 마흔의 나이에도 지명타자보다 수비 출전 빈도가 훨씬 더 높은 최정은 KBO리그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례를 남기고 있다 ⓒSSG랜더스

나이가 들면 신체 능력이 저하되고,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강한 타구들이 숱하게 날아오는 3루수로서의 수명도 그 끝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리그를 주름잡는 명수비수들도 “30대 중반이 넘어가니 타구의 바운드가 안 보이더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정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킨다.

최정이 전설인 이유는, 단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518개)을 쳐서 만은 아니다. 마흔에도 팀 후배들과 같이 묵묵하게 공수 교대를 넘나든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마흔의 나이에 수비를 보는 선수는 거의 없다. 30대 초·중반이 되면 주 포지션을 더 팔팔한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하거나 지명타자 자리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최정은 아직도 그런 기미가 없다. KBO리그 역사에 이런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훈련 중 햄스트링을 다쳐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던 최정이다. 팀에 보탬이 되고자 빠른 복귀를 선택했는데 이 여파가 시즌 내내 갔다. 95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이는 2015년 이후 첫 110경기 미만 출전이기도 했다. 속이 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이를 더 악물었다.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곧바로 몸 만들기에 돌입해 거의 쉬지 않고 오프시즌을 보냈다.

▲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한 최정은 올해 더 철저하게 몸을 만들며 시즌을 준비했다 ⓒSSG랜더스

그 결과가 개막 시리즈에서의 가벼운 몸놀림이었다. 이 감독은 “진짜 수비를 잘한다. 잘 움직인다. 준비하는 과정부터가 워낙 철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최정이 지명타자로 박혀 있으면 SSG의 타순 구상이 완전히 꼬인다. 그랬다면 올 시즌을 앞두고 김재환을 영입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계속 수비에 나가주면서 팀 타선 운영에 유동성을 확보해준다. 웬만하면 힘들다고 말하는 법도 없다. 평생을 그렇게 해온 선수고, 앞으로도 그럴 선수다.

지난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고개를 들지 못했던 최정은 올 시즌 개인적인 자존심 회복보다는 팀이 바라는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감독은 “솔직히 어제 9회(28일 9회 1사 1,2루 볼넷)에 볼넷을 나가면서 손을 쥐길래 나는 웃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친 선수이자 간판인 선수가 어떻게든 연결시켜주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팀이 탄탄해지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남다른 의미를 짚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룰 것을 다 이뤘다. 이미 향후 10년은 절대 깨지지 않을 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고, 2025년 시즌을 앞두고는 4년 110억 원 전액 보장에 개인 경력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기록이 걸린 것도, 계약이 걸린 것도 별로 없다. 남은 것은 팀 성적, 그리고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출전 경기 수와 성적뿐이다. ‘최정 랜더스’의 유효기간은 아직 조금 더 남았다.

▲ 홈런 기록은 물론 수비 이닝에서도 KBO리그 역사에 오래 남을 것이 확실한 최정 ⓒSSG랜더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