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회담서 ‘평화헌법’ 꺼내든 다카이치···개헌 움직임에 변화 생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파견을 요구한 일을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도쿄신문은 “(헌법) 9조 개헌에 의욕을 보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9조를 방패 삼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한 것은 기이하게 보인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중순 미일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위대 선박 파견이 어려운 이유로 ‘법률적 제약’을 거론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후 취재진에게 “일본 법률의 범위 안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취할 수 없는 조치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상세하고 철저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서는 당시 회담서 언급한 ‘법률적 제약’에 “헌법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법 9조를 방패로 삼은 적은 없다”고 했다.
그간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현 일본 내각과 자민당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변화를 도모해 왔다. 지난달 총선을 앞두고는 개헌을 통해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근엔 개헌 조기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당 차원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랬던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헌법 9조를 꺼내든 것은 “개헌파가 조롱하는 (헌법) 9조의 진정한 힘을 국제사회에 내보인 것”이라고 도쿄신문은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평화국가를 다시 국가 전략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9조 개헌도 단념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한 결단이야말로 국민을 불법적인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하고 국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일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 발언과 관련해 “(헌법) 9조 개정을 주장하는 총리가 9조를 구실로 트럼프 대통령의 함정 파견 요구를 회피한 것”이라며 “개헌 논란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반대로 이참에 자위대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강하게 추진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전날 기사에서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하려면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현행 헌법은 9조에 전쟁 또는 무력행사의 영구적 포기, 육해공군 전력 비보유, 교전권 부인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군대를 갖지 않는다고 돼 있어 자위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 2015년 안보관련법 성립을 통해 ‘존립위기사태’ 등의 경우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 상황에 한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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