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지긋지긋하다”…코스피 3% 급락, 외국인 2조 던졌다

최아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y@mk.co.kr) 2026. 3. 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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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 달 전 시작된 이란발 중동 사태가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3% 안팎 급락했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다시 급등하며 달러당 원화값은 1510원대로 내려앉았다.

3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1.59포인트(2.97%) 내린 5277.2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일보다 257.07포인트(4.73%) 내린 5181.80에 출발해 장중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2조1335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973억원, 883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3.93%)을 제외하고 삼성전자(-1.89%), SK하이닉스(-5.31%) 등 반도체주뿐 아니라 현대차(-5.15%), 삼성바이오로직스(-4.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2%), SK스퀘어(-6.25%), 두산에너빌리티(-3.98%), 기아(-2.76%), KB금융(-4.14%) 등이 동반 하락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34.46포인트(3.02%) 내린 1107.0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23억원, 1179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300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1.54%), 알테오젠(-6.96%), 레인보우로보틱스(-5.11%), 코오롱티슈진(-7.64%), 에이비엘바이오(-4.72%), 리노공업(-6.20%), 리가켐바이오(-6.79%) 등은 급락했다. 반면 삼천당제약(6.57%), 에코프로비엠(0.49%), HLB(0.38%) 등 일부 종목은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내린 1515.7원에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와 ‘3고(고유가·고금리·고환율)’ 환경을 꼽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15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신뢰도가 낮아진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양측의 엇갈린 발언과 함께 지상군 파병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협상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부각되는 ‘혼조 신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까지 참전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확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포 확산에 따른 투매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부담이 큰 만큼, ‘선 휴전 후 협상’ 시나리오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모습이지만, 레드라인을 넘는 전면전은 불가역적이며 양측에 기하급수적 비용 증가를 수반한다”며 “협상 이후에는 아랍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의 손상 여부, 복구 소요 기간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초반까지 낮아지며 가격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장 방향성은 협상 진전 여부와 실적 시즌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7조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터보퀀트 이슈와 마이크론 이익률 피크아웃 이슈로 주가 변동성은 커졌지만, 국내 반도체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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