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간부사원들 “60세 퇴직은 해고”···‘숙련 재고용’제 충돌
비조합원 간부사원 배제 구조··· 근로조건 차별 여부 주목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비조합원 간부사원 정년 퇴직자들이 정년 이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적용받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 구제 절차에 나섰다. 노사 협의로 마련된 제도에 예외를 둔 것을 차별이자 법률 위반으로 볼지, 회사가 필요에 따라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볼지를 두고 입장이 맞서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현대모비스와 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부사원 정년 퇴직자들은 지난 27일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신청 인원은 20명 안팎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2025년 12월31일자 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원직 복직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함께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정년 이후 일정 기간 근무를 이어갈 수 있는 '숙련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는 생산·기술 공정 경험을 갖춘 인력을 계속 활용하기 위한 제도로, 정년인 만 60세로 퇴직한 근로자 중 희망자 가운데 건강 등 근무에 결격 사유가 없는 인원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재고용은 1년 단위 계약으로 이뤄지며 최초 1년 근무 후 추가 조건을 충족할 경우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어 이른바 '1+1' 구조로 최대 2년, 즉 62세 전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재고용된 인력은 원칙적으로 퇴직 당시 수행하던 작업 공정에 다시 배치되며, 동일 공정 배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부서나 사업부 또는 유사 직무를 고려해 배치된다. 정비부문 등 일부 직군은 별도의 노사 합의를 통해 운영 방식이 결정된다.
하지만 숙련 재고용 제도는 과장급 이상 직원이자 비조합원인 간부사원에게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 결과 조합원은 정년 이후에도 근무가 이어질 수 있는 반면 간부사원은 60세에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번에 구제를 신청한 퇴직자들은 회사의 제도를 단순한 재취업 기회가 아니라 근로조건의 일부로 보고 있다. 노사 협의로 도입된 이상 특정 직군을 제외하고 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근로조건을 다르게 적용한 것과 같다는 논리다. 특히 자신들은 재고용 선발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제도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간부사원에게 적용된 취업규칙 자체의 효력도 문제 삼고 있다. 해당 규정이 집단적 동의 절차 없이 운영돼 왔고, 그 결과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근로조건이 달라진 것은 평등 원칙과 근로기준법상 균등 처우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해당 취업규칙은 법률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정년은 법에 따라 60세로 정해져 있으며 이후 근무는 별도의 재취업 절차라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것으로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결국 쟁점은 정년 이후 고용의 법적 성격이다. 해당 제도를 사실상 정년 연장으로 볼 경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재취업 제도로 판단될 경우 회사의 운영 재량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행 법정 정년은 만 60세이다. 다만 기업 현장에서는 정년 이후 일정 기간 다시 근무하는 구조가 확산되면서 실제 고용은 60세 이후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분쟁의 근거가 된 간부사원 취업규칙 관련 소송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현대차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유효성을 다투는 민사소송은 지난해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거쳐 파기환송심에서 추가 심리가 진행중이다. 전합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권 남용 여부에 대한 심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해당 재판은 근로자 측의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재판부 기피 신청이 반복되고 있고, 세 번째 기피 신청까지 제기돼 사실상 심리가 중단돼 있다. 기일은 추후 지정 상태다.
현승건 전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연구일반직지회 지회장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 절차 없이 운영돼 헌법과 근로기준법에 반한다"며 "숙련 재고용 제도에서 배제된 것도 이 같은 위법한 구조가 지속된 결과"라고 말했다.
근로자 측 법률대리인인 안성욱 법무법인 소울 변호사도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 정년차별은 헌법과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등 다수 법률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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