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 일으키고 비자도 제한"…수학자 1800명 필즈상 시상식 미국 개최 반대

조가현 기자 2026. 3. 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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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학자 1800여 명이 미국의 군사 행동과 비자 제한 등을 이유로 올여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수학자대회(ICM)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쿠바 수학및컴퓨터학회도 미국 개최 반대에 서명하며 "비자 발급 거부 등 왕복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쿠바 수학자의 ICM 참가를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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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열리는 ICM은 수학계 올림픽으로 불리며 대회 첫날 수학계 최고 영예인 필즈상 시상식이 열린다. 2022년에는 러시아 개최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핀란드에서 개최됐으며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필즈상을 받았다. 수학동아 제공

전 세계 수학자 1800여 명이 미국의 군사 행동과 비자 제한 등을 이유로 올여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수학자대회(ICM) 개최지 변경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개최지를 옮기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는 뜻이다.

4년마다 열리는 ICM은 수학계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필즈상을 수여하는 자리로 올해는 7월 23일 미국에서 40년 만에 개최된다.

개인 서명에 앞서 수학회 차원의 불참 선언이 먼저 나왔다. 1월 16일 프랑스수학회가 불참을 선언했고 2월 19일에는 브라질수학회가 뒤를 이었다.

브라질수학회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폭격으로 베네수엘라 과학연구소(IVIC)와 산하 수학센터가 파괴된 데 강한 유감을 표하며 ICM에 부스를 설치하거나 기념 행사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ICM 직전 열리는 국제수학연맹(IMU) 총회에는 브라질 공식 대표단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이나 총회 기간 중 별도 행사는 개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학회들의 불참에 대해 잘랄 샤타 2026ICM 조직위원장은 2월 24일 성명에서 "참가자 안전에 대한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필라델피아에 모이는 것은 수학이 어떤 정치적 갈등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라비 바킬 미국수학회 회장도 "국제적 개방성과 협력은 수학 발전에 필수적"이라며 참석을 독려했다. 

수학회들의 움직임이 이어지자 개인 수학자들의 서명 운동도 본격화됐다. 서명자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이란 군사 행동, 75개국 비자 발급 정지, 주요 도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 등이 ICM의 '국제적 연대' 정신에 반한다고 밝혔다.

40개국 이상이 자국민에게 미국 여행 경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IMU가 참가를 독려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도 지적했다. 30일 낮 12시 기준 서명자는 1865명으로 이전 대회 초청 강연자 66명도 포함됐다.

쿠바 수학및컴퓨터학회도 미국 개최 반대에 서명하며 "비자 발급 거부 등 왕복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쿠바 수학자의 ICM 참가를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쿠바 대표단 관계자 8명은 참가 비자를 받지 못했다.

마이클 해리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마자 ICM 러시아 개최를 취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두 차례 불법 전쟁을 일으킨 뒤 미국에서 ICM을 여는 건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청원은 IMU가 2022년 러시아 침공 직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회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한 선례를 근거로 든다.

국제수학연맹과 2026 ICM 조직위원회는 청원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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