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이슈 삼킨 ‘박상용 녹취록’…박 검사, 인스타까지 개설하며 ‘맞불’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수사 검사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8기)를 정조준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을 회유하려 한 정황이라며 녹취록을 전격 공개하고 파상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박 검사는 해당 녹취를 "악의적으로 편집된 짜깁기"라 반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틀간 페이스북에만 10건의 반박 포스팅을 쏟아내는가 하면, 기성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뿐만 아니라 지난 29일에는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개설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신의 결백을 피력하는 '여론 총력전'을 선택한 모양새다. 수사팀과 변호인 사이의 '수사 거래' 의혹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까지 참전하면서, 폭로된 녹취록은 대북 송금 사건의 실체를 흔드는 스모킹 건이 됐다.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전용기·한준호·김동아 의원과 서민석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는 지난 2023년 6월19일 박 검사와 서 변호사 간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박 검사는 "실제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것을 할 수가 있다", "그 다음에 공익 제보자니,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검찰이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를 겨냥한 허위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구속 상태였던 이 전 부지사에게 보석 등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도한 증거라고 규정했다. 특히 박 검사가 "일단은 지금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하게 하고 있다", "이화영씨 협조해 준 점에 대해선 충분하게 저희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진술 방향에 따라 주변인 수사를 조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공세에 대해 박 검사는 침묵 대신 정면 대응을 택했다. 박 검사는 29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이 전 지사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서민석 변호사의 주장을 뒤집을 자료가 있는지에 대해 "찾아봐야 한다"면서도 "서 변호사의 주장 자체가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검사는 공개된 녹취에 대해 "본인(서 변호사)의 목소리는 하나도 나오지 않고 제 목소리 일부만 나오며, 어떤 맥락인지 알 수 없게 편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정판결이 나고 기소할 때는 무엇을 하다가 이제 와서 이러는지 의문"이라며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자백했을 당시 서 변호사가 법률대리를 맡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그 자백이 허위인 줄 알면서도 받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해달라'는 제안은 서 변호사 측에서 먼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당시 수사팀 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전부 논의했으나 우리 수사팀은 거절했고, 나는 그 결정에 대해 설명했을 뿐"이라며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서 변호사가 녹취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청주 시장 출마를 위해 공천을 받고자 하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박 검사는 같은 날 SNS에서도 녹취 속 발언이 나오기 전, 이미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자백을 마친 상태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즉, '종범 처벌' 논의는 검찰의 회유가 아니라 변호인 측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원칙적인 설명이었다는 취지다. 박 검사는 "누가 종범이 되려면 당연히 주범이 있어야 한다. 주범이 없이 종범만 있는 범죄는 없다"며 "서민석 변호사 제안이 터무니없었기에 응대는 하였지만 결국 모두 안 된다고 하였고, 정작 제안대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박 검사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정유미 검사장(사법연수원 30기)은 30일 SNS를 통해 이번 사태를 '맥락을 거세한 악의적 왜곡'으로 진단했다. 그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받았다고 거짓 변명하는 사례를 비유로 들며, "주범에 대해서는 죽도록 함구하면서 자신을 종범으로 의율해 달라고 애걸하는 피고인에게 검사는 '주범이 있어야 종범도 있는 것'이라고 응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화를 앞뒤 잘라먹고 '검사가 이재명을 주범으로 만들어주면 너를 종범으로 선처해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논란은 여야의 공방전으로 비화하며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 검찰에 의해 하나부터 열까지 완전히 조작된 사건이라는 의심이 진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박 검사의 퇴출을 압박했고,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이재명이 주범이어야 한다는 검찰의 조작 시나리오가 드러난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예고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공작 정치는 늘 패턴이 똑같다. 시작은 뜬금없는 녹취에서 시작된다"며 서 변호사의 공천 의혹을 부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또한 "민주당이 박 검사의 음성만 짜깁기해서 공개한 것 자체가 선동 목적의 증거 조작이자 진실 조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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