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2명에게 가스라이팅”…유서 남긴 전남대 대학원생 산재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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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원생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노동자성이 모호해 제대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대학원생에 대한 산재 승인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학원생이 조교로 일하거나 연구 프로젝트 단위별로 계약할 경우 노동자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번 사례도) 산재 승인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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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원생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노동자성이 모호해 제대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대학원생에 대한 산재 승인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30일 전남대와 피해자 쪽 변호인의 말을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은 전남대 대학원생이었던 이아무개(24)씨 유족이 지난해 12월 청구한 산업재해 유족급여 신청을 지난 26일 승인했다. 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씨가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공과대 석사과정에 있던 이씨는 지난해 7월13일 기숙사에서 투신했다. 당시 이씨는 담당 교수 2명한테 갑질 피해를 당했다며 ‘더는 버틸 자신이 없다. 서로의 이권과 업무를 위해 나를 계속 잡아당기기만 하는 교수와 박사.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모든 일을 떠넘기는 상황에 희생당하고 싶지 않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겼다. 이씨는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연구 보조 및 데이터 정리’ 업무를 하는 연구조교로 일하기로 돼 있었다.
전남대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씨는 일반 대학원생 평균의 2배 수준의 과제를 맡았다. 지도교수 배우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일도 하는 등 교수 2명의 개인적 업무에도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다른 학생연구자의 연구비를 회수해 회의비 등으로 부정 사용하고, 논문 저자를 허위 표시하는 등의 부당한 지시도 받았다. 이씨는 사망 두세달 전까지 집에 가지 못하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는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 2명을 해임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로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족을 지원한 송창운 변호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이씨의 죽음과 지도교수 갑질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는 일정한 급여를 받고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위치였기 때문에 정규 업무를 넘어선 지시는 부당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학생’과 ‘노동자’ 사이에서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던 대학원생에 대한 산재 승인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학원생이 조교로 일하거나 연구 프로젝트 단위별로 계약할 경우 노동자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번 사례도) 산재 승인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원생의 ‘노동자성’이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으로 ‘대학·연구기관 등이 수행하는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자’를 노동자로 간주하는 특례 조항이 신설된 시점부터다.
대학원생노조는 이번 산재 승인을 반기면서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준영 전국대학원생노조 지부장은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 과중한 업무 등에 노출돼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수단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과제 수행 여부’와 같은 제한 요건이 있는 현행 체계를 보완해 좀 더 폭넓게 대학원생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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