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도쿄에 싱크탱크 거점 세웠다…베이징 이어 두번째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2026. 3. 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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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거점 통해 사업·CSR 연구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 게이단렌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첫째)이 한·미·일 정·재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삼성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삼성글로벌리서치가 일본 도쿄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한다. 지난 2005년 7월에 설립한 중국 베이징 사무소에 이어 해외 사무소로는 두 번째다. 삼성그룹 차원의 일본 리서치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글로벌리서치는 도쿄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본사에서 한 사람이 파견되었으며 하반기 중 설립을 완료한다. 이후 현지 인력 등을 채용해 연구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도쿄 사무소 설립을 계기로 삼성그룹 차원의 일본 연구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글로벌리서치 도쿄 사무소는 일본 경제와 산업, 시장·소비자, 사회, 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무소 개소와 함께 현재 일본 내 인공지능(AI)과 IT 분야에 대한 연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 접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AI의 경우 소프트뱅크그룹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투자가 활발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도쿄 사무소 설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한국의 미래 모습을 일본으로 보고 사업과 직접 연관되는 산업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정책, 국제관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 왔기 때문이다. 삼성글로벌리서치가 이런 부분에서 분석을 제공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2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일본 삼성을 해체하는 등 일본에 관한 관심을 줄여 왔다. 현재 한국 재벌 중에서 통합 일본 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SK그룹뿐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해 도쿄 한복판인 오테마치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다시 일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에도 도쿄를 방문해 이달 초까지 머무르며 네트워크가 있는 정·관계와 기업 인사 등을 폭넓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에도 10여 차례 가량 일본을 찾아 주요 거래선·협력 기업 등과 면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제3회 한미일 경제 대화’에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미래사업기획단을 통해 일본의 주요 전자 기업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바 있다. 특히 ‘일본 전자 산업의 쇠퇴와 부활’을 핵심 주제로 삼고 소니와 히타치 제작소 사례를 분석했다. 이들의 경영 위기 극복 과정에서 사업 재편 방식과 신사업 발굴 전략, 체질 개선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3차 ‘일본 성장전략 회의’를 열고 반도체와 AI, 조선, 방위산업, 바이오 등 17개 분야에 대한 지원을 발표한 것도 일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해진 이유다. 모두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삼성전자 주요 연구 조직으로는 세트 사업(DX부문) 연구 조직인 삼성전자 일본 연구소(SRJ), 반도체 사업(DS부문) 연구 조직인 디바이스솔루션 리서치 재팬(DSRJ) 등이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는 첨단 패키징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건설하고 있다.

일본 내 삼성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커지면서 소비자용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삼성의 일본 활동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0%의 시장점유율로 애플(49%), 구글(1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갤럭시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커지며 일본에서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전자 회사 히타치의 백색가전 사업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이라는 것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후지쓰 등에서 임원을 지낸 안경수 전 소니코리아 회장은 “삼성은 한 번도 일본에 관심을 두지 않은 적이 없다”며 “이제는 한국 기업도 일본 기업을 꺾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협력하고 공생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서울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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