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증’ 두 번 반려했던 금감원, 한화솔루션은?
“불가피한 선택” 해명 속 금감원은 ‘중점심사’ 돌입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한화솔루션이 주주총회 이틀 만에 돌연 2조원대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특히 유증으로 조달한 금액의 60%를 채무 상환에 쓴다는 점에서 개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시선은 금융감독원으로 쏠린다.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원대 유증 신고를 두 차례 반려했던 금감원이 이번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한화에어로 사례처럼 유증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총 이틀 뒤 발표…불붙은 주주 불신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솔루션 주가는 오후 2시3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650원(1.82%) 오른 3만63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주가는 장 초반 4%대 하락하며 시작했지만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당 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던 전주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특히 지난 26일(18.32%)과 27일(3.13%) 양일에만 주가는 20% 넘게 빠졌다.
한화솔루션 주가가 급락한 배경에는 유상증자가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7200만 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2조4000억원 규모다. 한화솔루션은 유증으로 확보하는 자금의 약 62%에 해당하는 1조5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쓰겠다고 밝혔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대출 등을 상환해 2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9000억원은 향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쓰겠다는 설명이다.
일부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증을 통해 유통주식 물량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지분가치 희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발행하는 주식 규모가 기존 발행 주식의 약 40%에 달하는 점에서 주주들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증 발표가 주총 이틀 뒤에 발표됐다는 점도 주주들이 반발하는 지점이다. 이번 대규모 유증을 주총에서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 상환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축소시킬 수 없고, 9000억원 투자도 시기상 합리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한화솔루션에 대한 '매도' 의견도 제시했다.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유증을 통해 자본확충 및 채무상환이 이루어지며 재무 부담이 완화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태양광 부문에서) non-PEF(非금지외국기관) 수요기반, 카터스빌 공장의 전 공정 정상가동에 따른 현지 수직계열화, 보조금(AMPC, DCA) 수령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올해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한화솔루션의 부채가 많은 건 과거 투자 당시 증자가 아닌 차입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증자를 통해 해당 차입을 일부 갚으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후의 문제였을 뿐 차입과 증자는 기업 입장에선 필요한 절차였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미국 태양광 정책 등의 리스크 영향으로 업황이 좋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며 "이에 2조원 넘는 자구방안을 시행했으나 유증까지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반 주주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증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신규 투자를 통해 한화솔루션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사외이사 지분 매입…'책임 경영' 카드 통할까
한화솔루션 측도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42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수하기로 한 것이다. 책임 경영 차원이라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장재수 한화솔루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송광호, 배성호, 이아영 이사 등 한화솔루션 사외이사 전원도 주식 매수에 동참하기로 했다.
장재수 의장은 "회사가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재무구조 안정화와 신용도 방어,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만큼 이번 유증은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사외이사로서 한화솔루션 주식 매입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선은 금감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에서 유증을 위한 증권신고서가 접수된 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점심사 대상에 오르면 금감원은 유증의 당위성, 의사결정 과정, 이사회 논의 내용, 주주 소통계획 등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사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시장에선 한화에어로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유증 이유 △증자 시점 및 자금 사용 목적의 검토 여부 △증자 전·후 한화그룹 계열사의 지배구조 재편과 증자 연관성 등의 설명을 요구하며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 반려했다. 한화에어로는 세 번째 제출 끝에 지난해 5월에서야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증 규모는 당초 3조6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중점심사는 증권신고서 제출 1주일 내 이뤄진다는 점에서 승인 혹은 정정신고서 요구 등의 결론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감원 판단에 많은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쟁 추경’ 민생지원금 또 나온다…지급 대상·방식·규모는? - 시사저널
- [민심 X-ray] “이재맹이가 일은 잘하데”…TK도 대통령 지지율 63%, 이유는? - 시사저널
- 몸 푸는 ‘대구의 아들’ 김부겸, ‘보수 텃밭’ 흔들까 - 시사저널
- 출산율 반등?…“2030년부터 진짜 위기 온다” - 시사저널
- 삼성은 26일부터 10부제…SK는 30일부터 5부제 도입 - 시사저널
- ‘강자’ 김어준에게 되돌아온 부메랑…“쫄지 마! 씨X” [하헌기의 콘텍스트] - 시사저널
- 연애할 여유조차 없는 시대, 멜로가 달라졌다 - 시사저널
- 파킨슨병 초기 신호, 눈에서 먼저 보인다 - 시사저널
- 건강해도 무너진다…환절기 면역의 함정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정상 체중이어도 뱃살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