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정진료 없게” 고려대, 동탄에 ‘AI 에이전틱 병원’ 세운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3. 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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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 30일 미래병원 기자간담회서
동탄병원 건립 비전 소개…2035년 개원 목표
자율형 AI 기반 최상의 정밀의학·환자경험 구현
수도권 남부 아우르는 필수의료 허브 역할 자처
안암, 구로, 안산병원 이어 빅데이터 쿼드 체제 개막
윤을식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의료원이 경기 화성시 동탄에 국내 최초의 자율형 인공지능(AI) 기반 미래병원 건립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분원 설립이 아닌, 병원 운영 전반에 미래 의료기술과 인프라를 집약해 차세대 스마트 병원의 기준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30일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5년 개원을 목표로 700병상 규모의 최상급 종합병원을 건립해 ‘미래형 의료복합 플랫폼’ 구현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18일 화성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우미건설, 미래에셋증권, 리즈인터내셔날과 ‘고려대 동탄병원’ 건립을 위한 6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종합병원 개설에 관한 보건복지부의 사전승인을 받으며 동탄병원 건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고려대의료원은 수도권 분원 설립에 곱지 않은 시선이 따르는 가운데 동탄 신도시를 제4병원 입지로 낙점한 배경으로 절박한 지역 현실을 꼽았다. 화성시가 올해 1월 기준 인구 106만 명의 특례시로서 전국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필수 의료서비스 부족에 시달려 왔다는 것. 손호성 고려대의료원 의무기획처장은 “화성시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6.1개로 전국 평균(13.8개)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며 “병상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다 보니 대다수 중증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서울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동탄2 택지개발지구 내 의료시설용지에 700병상 규모의 최상급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지역 필수 의료 공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환자와 의료 인력의 서울 쏠림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구상이다.

전 생애주기 복합케어 공간으로 구성될 ‘고려대 동탄병원’ 중심의 미래 복합 의료 플랫폼 조감도.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동탄병원은 의료진이 기존 행정 사무에서 80% 이상 해방돼 환자 진료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업무를 완수하는 ‘에이전틱(Agentic) AI’를 전면 도입한다. 항공사 관제탑과 같은 ‘디지털 커맨드센터’를 중심으로 AI가 환자의 입·퇴원 현황과 가용 수술실을 초 단위로 분석해 최적의 병상을 확보하고 진료팀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의료정보 시스템을 통해 AI가 환자의 복잡한 병력을 요약·분석해 의료진에게 핵심 진단 포인트를 제시함으로써 오진의 위험을 줄이고 진료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첨단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AI의 ‘환각’을 방지하고 신뢰도도 한층 높일 방침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는 병원 내부에서 보호하고, 고도의 분석이 필요한 정보는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의료 데이터 책임 관리(스튜어드십)’ 체계도 도입된다. 또한 감염병 유행이나 재난 상황 시 목적에 맞게 즉각 구조 전환이 가능하도록 초기 설계 단계부터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개념의 모듈형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새 의료장비나 시스템이 도입될 때 벽을 뜯지 않고도 연결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30일 고려대의료원 미래병원 기자간담회에서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비롯한 의료원 주요 보직자들이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종합병원 뿐 아니라 회복기 재활병원, 노인복지주택 등 ‘전 생애주기 복합케어’ 기능이 포함된 미래형 의학 플랫폼 조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수도권 남부의 감염병 창궐 및 재난상황, 산업재해 시 필수 의료 거점은 물론 화성, 광교, 용인 테크노밸리와 오송 생명과학단지를 연결하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핵심 축으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된다.

윤 의무부총장은 “연구중심병원인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미래병원인 동탄 병원이 가세하면 새롭고 강력한 쿼드 체제가 만들어진다“며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 ‘KU Medicine 빅데이터 허브’를 창출해 차별화된 초정밀 맞춤형 진료와 혁신 R&D 실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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