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석 달 만에 또 신종자본증권 발행…"채무 상환"

이충우 기자 2026. 3. 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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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가 석 달 만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2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만기는 30년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에도 만기가 동일한 영구채 성격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를 통해 1800억원을 조달했다. 호텔롯데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 영구채 성격을 지닌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또다시 돈을 빌려 만기 도래 차입금을 갚는 차환과 비교하면 부채비율 개선 효과가 있다.

호텔롯데는 '2회차 신종자본증권 발행 결정' 공시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자본확충)를 목적으로 발행되었으며, 발행금액은 채무상환자금 등으로 사용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1회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 운영자금으로 800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1000억원 쓰기로 했는데, 이번엔 채무상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2회차 신종자본증권 자금조달 목적에 채무상환용 2200억원을 명시했다.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할 때보다 연 금리는 0.5%포인트 가량 올랐다. 지난해 12월엔 연 5.3%, 이번엔 연 5.79%다.

높아진 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곧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성 차입금만 보면, 이달말 3개월물 기업어음(CP) 15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고 4월엔 3개월물 CP 외에도 지난해 10월 발행한 6개월 만기 CP 1100억원 물량의 만기가 몰리는 등 상환 자금 수요가 많다. 중장기 자금으로는 오는 5월 2년 전에 발행한 회사채 1150억원 만기를 앞두고 있다.

금리가 더 뛰는 스텝업 조항이 적용되기 전 여유기간을 전보다 더 확보하는 대신 가산금리폭도 뛰었다. 호텔롯데 2회차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발행일로부터 2년 반이 지나면 금리가 연 3% 가산된다. 1회차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조항의 경우 1년 반 뒤 연 2% 가산되고 이후 단계적으로 더 오른다. 가산금리 부담 때문에 호텔롯데를 비롯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대부분 기업들이 중도상환 옵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자금을 조달한다.

그동안 안 쓰던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석 달 만에 또 꺼내든 건 호텔롯데의 롯데렌탈 매각 불발 등에 자금운용 스텝이 꼬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승인으로 제동이 걸린 롯데렌탈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조 6000억원 규모였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롯데렌탈을 매각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호텔롯데에 9800억원, 호텔롯데 자회사 부산롯데호텔에 5900억원 수준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었다. 호텔롯데는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등 계열사 지원에 따른 자금부담까지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었지만 현재 롯데렌탈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 호텔롯데 IPO 지연과 관련된 주주 질의에 "IPO를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치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 호텔 실적을 보면 IPO할 만한 실적은 아직 안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얼마 전까지는 면세점이 실적이 안 좋았고 그 전에는 호텔 본체가 실적이 안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IPO를 하게 되면은 주주도 그렇고 회사에도 굉장한 손실이 온다"면서도 "호텔 IPO를 안하려는 것은 아니고 시장에서 적정 가치를 인정받았을 때 IPO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