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때도 함께 지내도록… 일본 '반려동물 동행 대피' 개정
지자체 준비 부족에 제도 정착은 아직
대피소 입소 때 거부 발생 안 하게 보완

일본 정부가 지진 등 대형 재해 발생 시 반려동물과 같이 대피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동행 대피 지침'을 개정한다. 반려동물이 보호자와 같은 공간에서 지내는 '동실 대피 방안'도 처음으로 담았다.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환경성은 이르면 다음 달 기존 반려동물 동행 대피 지침 개정판을 발표한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반면교사 삼아 2013년 동행 대피 지침을 만들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난 생활을 하는 동안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이 굶어 죽거나 야생화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정부는 이에 지침을 마련해 보호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위험 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동행 대피를 권장했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행 대피는 정착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부족에 따른 것으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에도 대피소에서 반려동물의 입소가 거부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반려동물이 있을 공간이 없다', '주민들에게 반려동물 동반 입소 가능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 등을 이유로 입소 자체를 막은 것이다. 동반 입소가 되더라도 피난소에서 악취나 소음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반려동물 보호자와 비보호자 간 갈등이 발생했다.

환경성은 이에 2018년 피난소 내 사람과 반려동물을 분리해 수용하도록 지침을 개정했지만,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당시 반려동물의 입소 거부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노토반도 지진 이후 '지침을 다시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해당 부처는 논의를 이어왔다.
일본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에 따른 협력 부족이 문제라고 보고,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반려동물 담당자가 초기 수용 단계부터 관여할 수 있게 정비했다. △사전 대비 △초기 대응 △대피 생활 △임시 주택 마련 등 4단계로 나눠 단계별 담당자의 역할을 정리했다. 요미우리는 "반려동물의 대피소 입소 거부 배경에는 직원 간 협력 부족이 있다"며 "반려동물 담당자와 대피소 운영 담당자 간 의사소통 문제가 발생했던 만큼, 단계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짚었다.
이번 개정판에선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실 대피'도 언급했다. 다만 냄새와 소음으로 시설 이용자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행 시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보호자 공간과 반려동물 공간을 나누는 기존 '분리 수용' 권장은 유지하되, 수영장 옆 공간이나 학교 별도 시설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여름철 열사병과 겨울철 한랭질환 대책도 포함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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