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조만간 미·이 회담 열 것”···중재국들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 징수’ 제안

윤기은 기자 2026. 3. 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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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교부 청사에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장관(가운데부터 반시계 방향),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교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이 이란전 종전 논의를 하고 있다. 파키스탄 외교부 제공

미국과 이란 간에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이집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와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허용 등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파키스탄은 미·이란이 조만간 자국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회담 방식과 의제에 대한 미·이란의 견해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29일(현지시간)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교부 청사에서 4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이란과 미국이 모두 파키스탄에 신뢰를 표명해 매우 기쁘다”며 “조만간 열릴 의미 있는 협상을 주최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미·이란은 다르 장관이 언급한 회담 개최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다르 장관은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교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만나 종전 중재안을 논의했다.

다르 장관은 “외교장관들이 이 구상(이슬라마바드에서 미·이란 협상 개최)에 전폭적 지지를 표했다”며 중재국들이 전쟁을 조기에, 영구적으로 끝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장관들은 전쟁이 광범위한 지역의 인명과 생계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전쟁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으며 오직 죽음과 파괴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외교장관들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집트 등 일부 중재국은 호르무즈를 지나는 배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수에즈 운하식 구상’을 미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파키스탄 소식통이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는 이란 측이 요구한 협상안일 가능성이 있다. 이란 의회는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가로 약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걷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튀르키예, 이집트, 사우디가 호르무즈 내 원유 수송을 관리하는 컨소시엄을 만드는 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 회담과 관련해 파키스탄 관리들이 미·이란 대표단 사이를 오가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대면 방식 회담을 구상 중이다. 이란은 미국과 대면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또 파키스탄이 미 협상단 대표로 J D 밴스 미 부통령이 나오는 방안을 이란에 제안했고, 이란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부정적인 밴스 부통령이 종전 협상을 이끄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 방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미국과 이란 모두 원칙적으로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양측 간 견해차가 크다고 말했다. 또 회담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이스라엘의 방해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은 이스라엘이 회담을 무산시키기 위해 이란의 민간 인프라를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주말 이란 콘다브의 아라크 중수감속로, 아르다칸의 우라늄 정광 생산 공장 등 핵 관련 시설과 모바라케·후제스탄 제철소 등을 공습했다.


☞ 미국·이란 중재 나선 파키스탄···회담 장소로 이슬라마바드 거론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241407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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