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빗속 뒤엉킨 구호…제주 타운홀 앞 맞붙은 ‘제2공항 찬반’

이재명 대통령의 제주지역 타운홀미팅이 열린 30일,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현장 주변은 제2공항 찬반 단체와 보수단체의 집회로 긴장감과 열기가 뒤섞인 분위기였다. 다행히 우려됐던 단체 간 물리적 충돌 없이 타운홀미팅은 예정대로 시작됐다.
제주한라대학교 인근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도민들로 북적였고, 곳곳에는 경찰과 경호 인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대학생들과 일반 도민, 집회 참가자, 경찰 등이 뒤섞이며 현장은 복잡한 분위기를 띠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낮 12시20분께 제2공항 반대 단체와 보수단체였다. 도민결정권 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27일부터 전도 도보순례를 이어온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제주시청에서 출발해 약 10㎞를 행진한 뒤 행사장 인근에 도착했다.
이들은 타운홀미팅이 열리는 한라컨벤션센터 맞은편에 자리 잡고 '제2공항 결사반대', '제2공항 OUT!'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진정서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의 시작은 당사자인 도민 누구에게도 의견을 구하지 않고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계획은 부실했고 거짓과 기만은 폐해를 낳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문제만 하더라도 항공 수요 예측 실패, 현 제주공항 대비 최대 20배·무안공항 대비 최대 568배에 달하는 조류 충돌 위험, 항공 안전 문제, 숨골과 용암동굴 파괴 문제, 제주공항 개선 대안 은폐 등 심각한 사안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1시께에는 제2공항 찬성 단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는 '제주의 희망, 제2공항 건설하라', '성산읍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며 대통령을 맞았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2015년 11월부터 10년 이상 추진돼 온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포화 상태에 이른 현 제주공항의 항공 수요를 분산해 항공 안전을 확보하고 교통 편의성을 제고함으로써 제주 관광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이라며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확충 요구에서 출발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국가 재정의 비효율이 발생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 갈등이 지속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더 이상 지체되지 않고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관심과 결단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시작이 가까워질수록 굵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현장 밖 긴장감은 더욱 짙어졌다. 4.3 폭동설과 부정선거 등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 단체도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각 오후 2시께 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행사장에 도착하자 현장 곳곳에서는 환호와 구호가 뒤섞여 터져 나왔다. 버스정류장과 도로 곳곳에서도 집회와 인파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2번째 타운홀미팅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제2공항을 비롯해 행정체제 개편, 재생에너지 확대 등 제주 주요 현안이 논의되고, 도민 의견을 직접 청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