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카드도 ‘덕질’ 시대”…카드사 ‘팬덤 쟁탈전’ 격화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2026. 3. 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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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라이프스타일 기반 ‘초정밀 타깃 전략’ 강화
레드오션·소비 데이터 축적…개인화 공략 필수
충성 고객 락인, 중장기 수익성 관건 떠올라
[챗GPT]
카드사들의 고객 유입 전략이 기존 범용적 할인·적립 중심에서 ‘초정밀 표적화(타겟팅)’로 진화하고 있다. 그 배경과 금융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얻게 될 혜택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특정 소비 맥락과 팬덤·연령층·직업군 등 특정 집단을 겨냥한 초정밀 타겟팅 전략을 내세워 고객 락인(lock-in) 강화에 나섰다.

이는 업계 포화로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워졌고, 소비 데이터 축적으로 개인화 공략이 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충성 고객 확보가 향후 카드사들의 장기 수익성을 판가를 핵심 요지로 떠올랐단 평이 나온다.

최근엔 프로야구 개막 시즌(지난 28일~오는 9월 6일)에 발맞춘 프로야구단 특화 혜택 카드를 앞다퉈 내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프로야구 팬덤은 충성도 높은 소비자 집단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을 묶어두게 되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포츠 구단 팬덤을 금융상품으로 흡수하는 전략은 다양한 금융사들의 선례를 통해 입증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한화이글스 삼성카드’ 출시 [삼성카드]
삼성카드가 선보인 ‘한화이글스 삼성카드’는 한화이글스 대전 홈경기 입장권과 굿즈를 50% 할인해주며 홈구장 내 상설 식음매장 및 성심당 10%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원정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을 위해 철도 요금 5% 할인도 더했다. 야구 시즌에 유입된 고객이 이후에도 지속해서 장기 고객으로 남을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 배달앱, 커피전문점 등 일상 영역에서의 할인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삼성카드는 같은 삼성그룹 계열 프로야구단인 삼성라이온즈와의 팬덤 마케팅을 기반으로 ‘삼성라이온즈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입장권 결제 시 50% 할인, 팀스토어에서 50% 할인되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식음 매장에서도 10% 할인이 제공되는 게 특징이다.

롯데카드도 롯데자이언츠 할인을 제공하는 ‘LOCA in MEGACITY’를 운영 중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특화 카드로 테마파크, 롯데자이언츠 입장권 금액에서 10% 할인된다. 롯데자이언츠 외에도 관람권, 오프라인 쇼핑, 온라인 쇼핑 등의 할인 혜택이 있는데 오프라인의 경우 롯데카드 영수증 상의 이용 가맹점 주소가 부울경 지역이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 제휴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LG트윈스 신한카드’는 홈경기 티켓 3000원 할인(일 1회, 시즌 내 횟수 제한 없음)과 구장 내외 굿즈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체크카드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된다. ‘한화이글스 신한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홈경기 티켓 5000원 할인을 월 최대 3회까지 지원한다.

NH농협카드의 ‘NC다이노스 카드(신용)’은 전월 실적 없이 NC다이노스 입장권 1매당 2000원, 동반 1인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NC다이노스 온오프라인 쇼핑몰 이용 시 최대 10%, 다이노스 멤버십 가입 시 5% 할인도 된다. 체크카드 역시 야구 혜택은 동일하다.

“군인 마음 잡아라”…역마진 각오하고 총력, 왜?
안유진 플레이트 디자인 나라사랑카드. [하나카드]
‘군 장병’이라는 집단을 정조준한 ‘나라사랑카드’는 카드사들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 의무 대상자에게 발급되는 사실상 ‘필수 금융상품’으로, 급여 이체와 결제 기능을 동시에 담당한다. 나라사랑카드는 약 10년 주기로 운영 은행을 새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자가 교체되는데, 이번 3기 사업에는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이 참여하게 됐다.

나라사랑카드를 둘러싼 경쟁은 단순한 체크카드 유치전을 넘어 ‘미래 고객 선점 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매년 약 20만명의 20·30세대 젊은 신규 장병이 유입되는 구조 속에서 금융사들은 군 복무 기간 형성된 금융 습관이 전역 이후까지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역마진 수준의 혜택과 아이돌 마케팅, 고금리 금융상품 연계까지 동원하며 ‘군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나라사랑카드 3종은 모두 PX 할인과 교통·편의점 등 생활 혜택을 공통적으로 제공하지만, 각사별 전략은 뚜렷하게 갈린다.

신한카드는 안정적인 캐시백 구조와 높은 한도가 강점이다. PX 20% 캐시백에 월 최대 10만원까지 보장하고, 대중교통·편의점·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일상 소비에서도 최대 20% 캐시백을 제공해 전역 이후까지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은 할인 폭 극대화 전략이 특징이다. 전월 실적 없이 PX에서 기본·특별할인을 합쳐 최대 50%까지 할인해 체감 혜택이 가장 크며, 네이버페이 결제 시 포인트 적립 등 플랫폼 연계 혜택도 강화했다.

하나카드는 실적 부담을 낮춘 생활 밀착형 카드에 초점을 맞췄다. PX 최대 30% 할인과 함께 편의점·배달·OTT 등 일상 영역 할인이 폭넓고, 해외 결제 기능까지 더해 활용 범위를 넓힌 점이 차별화 요소다.

레드오션 생존법…얼마나 ‘많이’ 보단 ‘자주’가 관건
이 같은 변화는 시장 포화와 맞물려 있다. 카드 보급률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진 반면, 기존 고객의 이용 빈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수익성 확보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하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자주 쓰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기술 발전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들은 고객의 소비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해 특정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혜택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브랜드나 취미에 강한 애착을 가진 ‘팬덤형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고객 관계 재정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덤 기반 카드 상품은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고객의 정체성과 취향을 반영하는 일종의 ‘멤버십’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경쟁의 쟁점이 ‘어떻게 고객을 더 오래 붙잡아두느냐’로 옮겨가는 추세”라면서 “충성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혜택 설계의 정교함과 지속 가능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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