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못 채우는 ‘건물주’, 성적 부진 아쉬운 이유[김원희의 업앤다운]

김원희 기자 2026. 3.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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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방송 화면

공실을 채워야 ‘갓물주’가 될 텐데,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은 ‘건물주’다.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하 ‘건물주’)이 방송 초반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에 머무르며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 방송 4.1%로 시작해 2회에서 4.5%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8일 방송된 5회에서는 2.6%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음 회에서 3.5%로 다시 올라섰지만, 여전히 뚜렷한 상승 흐름을 만들지 못한 상태다.

‘건물주’는 건물주를 내세운 제목과는 다르게 서스펜스를 기반으로 한 범죄극 구조로, 대출 빚과 정체불명의 캐피탈 회사로 인해 위기에 몰린 건물주 기수종(하정우)이 생존을 위해 가짜 납치극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극의 출발점이다.

tvN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이후 납치극은 금세 마무리되지만, 이로 인해 평화로웠던 일상이 깨지면서 튀어 나간 여러 파편이 각종 문제의 씨앗이 된다. 건물 부지의 재개발 이권을 둘러싼 기수종과 거대 세력의 충돌, 가짜 납치극을 주도했던 절친 민활성(김준한)과 성실해 보이기만 했던 아내 김선(임수정)의 비밀, 매형 기수종과 얽힌 김균(김남길)의 죽음을 쫓는 후배 형사(이주우), 그리고 자꾸 꼬여만 가는 상황을 은폐하려는 기수종과 김선의 공모까지 동시에 얽혀 들어간다.

이 같은 흐름은 극 전개에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선을 붙잡아 둔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감정이 사건의 흐름을 따라 미묘하게 오가며 몰입도를 높이고, 매회 드러나는 또 다른 비밀과 진실, 예측할 수 없이 극적으로 마무리되는 스토리는 다음 화로 시청을 이어가도록 만든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렇듯 다층적으로 확장되는 극의 구성은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소기도 하다. 초반부터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일차원적으로 드러나기보다, 사건이 먼저 빠르게 전개되고 그 안에서 각 인물의 상황이 교차하기 때문에, 맥락을 놓친 시청자는 서사를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배우 하정우가 9일 서울 구로구 더링크호텔에서 열린 tvN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 캐릭터의 선악이 전적으로 묘사되지 않고, 상황 속 순간적인 감정들로 대체된다는 점 역시 시청자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한계를 준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드라마계에서 명확한 선인 캐릭터와 권선징악형 스토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호응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주요 인물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반복하는 과정은 스토리에 긴박감을 만들어내지만, 인물에 대한 공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그 선택에 대한 감정적 설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속 시원하게 현실의 시름을 덜어주는 형식의 ‘힐링’ 드라마가 성행하는 만큼, 건물주라는 현실적 시름에서 시작해 범죄로 확장되며 쌓여가는 위기의 상황들은 편안한 주말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이탈하게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배우 하정우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기대감으로 초기 관심이 높았던 것도, 기대와 체감 사이의 간극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총 12부작으로 반환점을 돈 ‘건물주’다. 결국 고정 시청층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혹은 후반부 전개가 화끈하게 뚫리며 입소문을 타고 급속한 반등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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