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양심적 병역 거부 문의 전화 1000% 증가…이란 초등학교 오폭 참사 후 급증”

미국이 왜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미군이 많아지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문의 전화가 1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쟁 개시 첫날 17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란 초등학교 오폭 참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권리 옹호를 위한 미국 시민단체인 ‘양심과 전쟁 센터’의 소장이자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인 마이크 프라이스너는 29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 사이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군인들의 문의 전화가 1000% 가량 증가했다”고 버지니아주 주요 일간지인 더파일럿에 말했다.
그는 “전화를 걸어온 군인들 대부분은 이란 미나브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폭격 사고를 전환점으로 언급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의 한 초등학교가 토마호크 미사일 폭격을 받아 17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7~12살 어린이였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군 예비조사에서 미군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프라이스너는 “전화를 걸어온 군인들 중 ‘명분 없는 전쟁 때문에 자신이 죽을까 봐 두렵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모두 정당성이 없는 전쟁에서 누군가를 죽이게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군과 그 가족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인 ‘GI 권리상담 핫라인’의 상담원인 스티브 울퍼드도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고 더파일럿에 말했다. 그는 “지난해 주 방위군이 국내 여러 지역에 배치된 후 문의 전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카리브해에서 보트를 격침하고,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는 것을 ‘정당한 방어’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경향은 이란과의 전쟁 국면에서 더욱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 단체들의 반전 운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 노퍽의 고속도로에는 ‘현역군인과 주 방위군은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이는 ‘평화를 위한 참전용사’ 단체가 비용을 모금해 펼치고 있는 캠페인이다. 앞서 샌디에고·시카고·뉴올리언스 등에도 설치된 바 있다.
‘테러와의 전쟁’ 초기에 제101공수사단에서 복무했던 클레이턴 타이는 “전쟁을 정당화할 근거들을 살펴보고 있지만, 어떤 타당성도 찾지 못했다”면서 “우리 국방장관은 교전 수칙이 어리석다면서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미군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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