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0% 이상 성과급에 쓰겠다”…파격 조건에도 삼성 노조 ‘영구 상한폐지’ 고집

김윤수 기자 2026. 3. 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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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서 “국내 1등하면 최고 보상”
‘연봉 50% 상한’ 초과 지급 가능
노조 “일회성 아닌 영구적 상한 폐지”
결렬 책임공방 속 총파업 우려 여전
지난 2024년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이견과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이 노동조합과 전격 회동하고 기존 입장을 한발 물린 전례 없는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성과급 상한의 영구 폐지’ 여부를 두고 양측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에 소모적 갈등이 계속되면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6일부터 진행된 올해 임금협상 집중교섭에서 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제안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의 10%’와 비교해 영업이익의 더 많은 비중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가 기존 ‘성과급 상한 유지’ 입장에서 한발 양보한 제안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성과급 상한을 ‘연봉의 50%’로 뒀지만 사측의 새로운 제안이 적용될 경우 DS 직원들은 성과에 따라 상한을 초과하는 ‘특별 포상’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특별 포상 수준의 보상을 지속하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임금 인상률로 최근 3년 평균(4.8%)을 크게 웃도는 6.2%를 제시했다. 최대 5억 원을 연 1.5% 금리로 10년간 빌려주는 주택 대부제도 신설, 기존보다 최대 5배 늘린 출산경조금, 자사주 20주와 100만 원 상당의 임직원몰 포인트 지급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제안을 올해 임금협상을 넘어 성과급 산정 방식 변경으로 제도화해달라는 이른바 ‘성과급 상한의 영구적 폐지’를 요구했다. 노조는 또 성과급 재원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DS 직원들은 40%에 해당하는 성과급은 동일하게 받지만 나머지 60%를 두고는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편차가 커지는 구조가 된다. 지난해 성과급에 대입해보면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받았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연봉의 11%만 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산업 사이클에 따라 메모리, 비메모리, 파운드리 등 성과가 달라지는 만큼 이번 임금협상에서는 경쟁사 보상 수준 등을 감안한 특별 포상을 우선 적용하고 제도 개선은 노조 및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추가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말 바꾸기를 한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었다. 노조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성과급 구조를 단발성 합의가 아닌 공식 제도로 확립해달라는 요구를 사측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다음날 제도화는 불가하고 일회성으로만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돌변했다”며 “성과급 대부분은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고 그나마도 3분의 2는 최소 2년 간 매도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성과급에 40% 이상의 세금이 붙어 실질적 보상 수준은 크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올해 임금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달 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며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직원 과반인 6만 명 이상을 조합원으로 확보한 초기업노종조합 삼성전자지부를 포함해 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총 9만 명이 공동투쟁본부에 소속돼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두고 미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 ‘타이밍 산업’인데 호황기에 번 이익을 성과급으로 고정 배분할 경우 불황기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봉 1억 5000만 원 수준의 초고임금 노조가 실질적인 보상안을 거부하고 성과급 제도의 형식적인 변경을 고집하며 교섭을 중단시킨 것은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의 이기주의“라며 ”국가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인 반도체를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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