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부산에 2000억 ‘항공우주’ 생산기지 투자

정경수 2026. 3. 30. 11:2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면적 1만6000평 신규 공장
무인기·부품·MRO 등 다목적
부산 ‘미래 항공 클러스터’ 축

대한항공이 부산에 대규모 항공우주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무인기와 항공기 부품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 단순 투자 유치를 넘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미래 항공우주 클러스터’ 구축의 핵심 축이 될 것이란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30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약 2000억원 규모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이 참석한다.

이번 투자로 대한항공은 부산테크센터 내 유휴 부지 약 1만1000평에 연면적 1만6000평 규모의 항공우주 신규 공장을 건립한다. 신공장은 ▷미래형 무인기(UAV) 생산 ▷차세대 민항기 부품 제조 ▷군용기 개조 및 성능개량(MRO) 등을 수행하는 다목적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2029년께 완공되면 무인기 및 군용기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부산테크센터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의 출발점이자 핵심 거점이다. 대한항공은 1975년 항공기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시작하며 부산에 해당 시설을 건립했고, 현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정비·제조 시설로 성장했다. F-15 등 군용기 정밀 점검과 창정비, 각종 정비 작업은 물론 출고 전 시범 비행까지 항공기 운용 전 과정이 이 시설에서 이뤄진다.

대한항공의 무인기 사업 역시 부산테크센터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1977년 무인기 사업에 첫 발을 들인 이후 초기에는 정부 주도 사업에서 부품 제작 업체로 참여했지만, 이후 기체 개발과 핵심 기술 연구를 병행하며 역량을 축적했다. 2004년에는 무인기를 전략적 미래 사업으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해 소형 드론부터 대형 무인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확보했다. 현재는 저피탐 무인 편대기와 중고도 무인기 등을 중심으로 개발과 양산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기술 축적을 기반으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항공우주 부문 매출은 약 77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군용기 성능개량과 무인기 사업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무인기 사업은 중고도·저피탐·다목적 무인기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방산 수요에 대응하고 있고, 향후 다양한 파생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신공장은 이러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핵심 인프라다. 특히 보잉·에어버스 생산 회복에 따른 민항기 부품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며 항공우주사업 전반의 외형 확대가 기대된다.

군수 분야에서도 대한항공은 헬기 성능개량(UH-60), 해상초계기(P-3) 사업 등을 수행하며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추가 수주 확대와 해외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투자는 부산시의 산업 전략과도 맞물린다.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과 연계해 서부산 일대에 ‘부산 미래항공 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며, 대한항공은 이 클러스터의 ‘앵커 기업’ 역할을 맡게 된다. 대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산단 조성, 기업 집적화, 산학연 협력 확대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인기 시장의 성장성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방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물류, 재난 대응, 농업, 관광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되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 부회장은 “이번 대규모 투자는 세계 무인기 시장을 선도하고 차세대 항공기 제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부산테크센터를 미래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지역 경제와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대한항공의 사업 구조를 ‘항공운송 중심’에서 ‘항공우주·방산 중심’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은 민항 중심에서 방산 중심으로 재편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무인기와 군용기 양산이 본격화되는 2030년 전후로 실적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