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없는 이란전쟁…코스피 5200선 무너졌다

김벼리 2026. 3. 30. 10: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월 환율 개장가 4일 중 1일이 1500원
분쟁 장기화 우려에 브렌트유 115달러
코스피 투톱 삼전, 하닉도 4%, 6% 급락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김유진·유혜림 기자]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개장가가 4일 중 1일꼴로 1500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 이후 환율을 끌어올렸던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달러 강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도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5% 급락세로 출발, 장중 한때 5200선이 무너졌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513.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달 들어 주간 거래 시작가가 1500원을 넘긴 것은 총 19거래일 중 5일에 달한다. 4일 중 1일가량은 150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한 셈이다.

직전 거래일인 28일 새벽 야간거래에서도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 151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엔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27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평균 환율은 1489.31원으로 월평균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8년 3월(1488.87원)도 넘어서며 역대 네번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30일 오전 8시15분 현재 전장 대비 2.2% 오른 배럴당 115.09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배럴당 102.03달러로 전장보다 2.4% 오른 상태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27일 각각 4.2%, 5.5% 급등 마감한 데 이어 주말 동안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를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우면서 원화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9조8146억원을 순매도해 사상 최대였던 지난달(21조599억원) 기록을 뛰어넘었다. 두 달간 총 순매도 규모는 50조원이 넘는다.

외국인은 지난 한 주에만 국내 주식을 13조316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역시 주간 기준 종전 최대였던 지난 2월 마지막 주(11조7889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주식 매도 자금 상당 부분이 달러로 환전될 경우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도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57.07포인트(4.73%) 내린 5181.80에 개장했다. 이후 장초반 전장보다 287.65포인트(5.29%) 내린 5151.22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개인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기관과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오전 9시 36분 현재 4% 하락한 5221.1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도 4% 이상 급락하며 17만600원까지 하락하는 등 ‘17만전자’까지 위협받았다. SK하이닉스 역시 6% 이상 급락해 86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반도체 대형주가 크게 휘청거렸다. 현대차·기아·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SK스퀘어 등 주요 대형주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도 약세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9.74포인트(3.48%) 내린 1101.77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중 3%대 하락에서 지수가 오르내렸다. 코스닥 역시 개인이 순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에 나서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오름세·달러 강세·글로벌 증시 조정 등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의 순매도 흐름이 지속되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4월 환율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란의 협상 거부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 등 확전 시나리오도 여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유가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환율 하단은 지난 3월 저점인 1455원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사태가 악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단은 2009년 2월 고점 수준인 154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반면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경우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환율이 1500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