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란에 미군 정보 공유… 트럼프와 다시 각 세운 이유는

정승임 2026. 3. 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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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5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가 무인기(드론) 기술과 위성 정보 제공 등 이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란이 드론을 이용해 레이더망을 교란한 후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사용했던 전술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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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미 군사시설 등 위치 정보 공유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관계 유지했지만
러시아 영향력 미치는 지역까지 개입하자
불만 누적, 이란 지원으로 미국 견제 노려
지난해 8월 15일 종전 협상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의 엘멘도프-리처드슨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5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가 무인기(드론) 기술과 위성 정보 제공 등 이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을 돕는다는 건 미국에 맞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장악한 이후 소모전을 치르는 러시아는 전사자 규모도 우크라이나의 2, 3배일 정도로 손실이 크다. 그럼에도 이란을 물밑 지원하며 사실상 중동으로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WSJ는 “국력 쇠퇴로 중동 등에서 패권이 약화된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재기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오래 버티는 건 러시아 덕분?

지난해 11월 12일 이란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사령부 박물관에 전시된 이란산 미사일.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무기력했던 ‘12일 전쟁’과 달리 이란이 예상 외로 선전하는 데는 러시아의 물밑 지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란으로부터 샤헤드 드론을 공급받은 러시아는 최근 성능을 개량한 ‘게란-2’ 드론을 이란에 지원했다. 역내 미군을 표적 삼을 수 있도록 러시아 항공우주군 정보를 활용, 바레인·쿠웨이트·오만 등지의 탄약 저장소, 방공자산 등 미 군사 시설 위치는 물론 미 해군 이동 경로 같은 세부 정보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란이 드론을 이용해 레이더망을 교란한 후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사용했던 전술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란은 미군과 걸프 국가의 군사 자산 공격에 잇달아 성공하며 적국의 피해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란 지원으로 미국 견제

26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폭격당한 이스라엘 남부 아라드에 있는 주택가. 로이터 연합뉴스

주목할 만한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상대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러시아가 미국과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는 점이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던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 협상 과정에서도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기울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따돌리고 양국이 비밀리에 종전안을 내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영향권 내에 있는 지역 문제까지 개입하면서 러시아의 불만은 누적됐다. 올 1월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의 무기 주요 수출국이자 석유 투자 대상 국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쿠바에 대한 무력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쿠바 역시 러시아의 우방국이다.

WSJ는 “트럼프의 확장적인 외교 정책이 패권 약화를 우려하는 푸틴 대통령과 충돌하면서 러시아 내부에선 미국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이란 정권의 존속은 중동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에도 러시아가 미국의 군사력에 맞설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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