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인시장 '초토화' "中부자들 플렉스 폭망" [여의도 Pick!]

선소연 인턴기자 2026. 3. 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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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 세계 와인 업계가 ‘황금 시장’으로 떠받들던 중국이 이제는 글로벌 와인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금주령’으로 인한 변화인데요. 한때 프랑스 보르도 포도밭을 사들이던 중국 자본의 행렬은 멈췄고, 황급히 투자를 철회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 체제 아래에서 강화된 공직사회 음주 규제로 인해 접대와 연회 중심으로 돌아가던 소비 구조가 사라지면서 와인 수요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중국의 외국산 와인 수입은 2018년 약 30억 달러 규모에서 현재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최근에도 추가로 11% 감소하며 회복 기대를 꺾었습니다.

충격은 곧바로 와인 생산지들을 강타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보르도입니다. 이 지역은 약 11만3000헥타르 포도밭에서 연간 660만 헥토리터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와인 산지 중 하나로, 과거 전체 수출의 1/4을 중국에 의존했습니다. 연간 약 6000만 병이 중국으로 향할 정도였죠.

이 수요를 믿고 중국 자본은 보르도에 우르르 진출했는데요. 2009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매입 열풍으로 전체 7000여 개 포도밭 가운데 약 100곳, 즉 1.5%가 중국인 소유로 넘어갔고, 최근 몇 년간은 매년 20~24곳씩 추가 매입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시진핑의 반부패 정책과 공직자 기강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와인 소비를 떠받치던 접대와 연회 문화가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4년 5월에는 정부 및 공산당 행사에서의 음주가 명시적으로 금지되면서 핵심 소비 채널이 사실상 차단됐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붕괴까지 겹치며 소비 여력까지 위축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설계된 글로벌 와인 공급 구조가 한순간에 균열을 일으켰습니다.

보르도의 중국 수출 물량은 2017년 대비 1/4분 이하로 줄었고, 생산 기반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2023년 이후 재배 면적의 약 20%가 사라졌습니다. 판매처를 잃은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밭에서 그대로 썩히는 선택을 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포도 가격이 1/3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중국 자본의 움직임도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과거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와이너리들이 다시 매물로 나오고 있으며, ‘샤토 앙틸로프 티베텐(Château Antilope Tibétaine)’의 사례처럼 중국식 이름으로 바뀌었던 자산들이 원래 명칭으로 되돌리는 경우도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호주의 글로벌 와인 기업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츠는 중국 내 약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와인 재고를 떠안았고, 향후 2년간 약 40만 케이스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의 글로벌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와 영국의 주류 대기업 디아지오 역시 중국 매출이 급감한 상황입니다.

한때 보르도 포도밭을 사들이며 시장을 키웠던 중국 자본은 이제 빠져나가고 있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팔리지 않는 와인과 유지조차 어려운 포도밭입니다.

선소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