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패한 유니콘' 리디, 일본 거래소 러브콜 받았다

박재형 기자 2026. 3. 3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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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 플랫폼 리디가 일본 거래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때 기업가치 1조원을 웃돌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지만 적자 지속 등으로 기업공개(IPO)가 지연되자, 도쿄증권거래소를 새로운 선택지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리디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시장인 일본에서 기업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리디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상장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긴 하나, IPO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이나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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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가 지난해 일본에 출시한 숏드라마 플랫폼 '칸타(Kanta)' 이미지 / 사진 제공 = 리디

국내 콘텐츠 플랫폼 리디가 일본 거래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때 기업가치 1조원을 웃돌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지만 적자 지속 등으로 기업공개(IPO)가 지연되자, 도쿄증권거래소를 새로운 선택지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디는 일본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지 시장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상장 지원 프로그램인 'TSE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에 2년(2024~2025) 연속 선정된 것을 계기로, 현지 거래소와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시장 여건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디는 2019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했으나 유동성 악화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자본 확충을 넘어 현지 생태계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리디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시장인 일본에서 기업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때마침 일본 정부도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한 상장사를 퇴출하는 동시에 그 빈자리를 채울 글로벌 유망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리디 외에도 국내 애그테크 스타트업 긴트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태핑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리디의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일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매출원 중 하나인 퀴어(BL·GL 등) 장르 콘텐츠는 현지 소비층이 두터워 투자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 여기에 업계 선두 주자인 카카오픽코마 역시 2021년 상장 준비를 공식화한 뒤 별다른 진척이 없어, 리디가 일본 내 웹툰 및 IP 플랫폼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일본 콘텐츠 시장 규모 역시 기회 요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의 숏폼 드라마 시장은 3조8000억원 규모로, 카카오벤처스가 집계한 국내 시장(6500억원)의 5배 이상이다. 리디는 지난해 4월 현지 자회사 리디 재팬을 통해 숏드라마 플랫폼 '칸타'를 론칭하고 월정액 구독 모델을 도입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리디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니콘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몸값이 하락세를 걷고 있어서다. 2022년 산업은행과 싱가포르투자청(GI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당시 1조6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현재 구주 거래 시장에서는 그 절반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고유계정을 통해 투자한 리디 지분의 장부가액이 지난해 초 489억원에서 연말 359억원으로 1년 새 100억원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수익성 확보 역시 과제다. 리디는 2020년 이후 매년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칸타의 경우 초기 운영 과정에서 2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증시가 실적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지 상장 문턱을 넘기 위해선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는 상장 추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28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 곳간에 여유가 있는 만큼, 무리하게 IPO를 서두르기보단 인수합병(M&A) 등 볼트온과 내실을 다지기 위한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리디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상장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긴 하나, IPO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이나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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