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 브리핑] 회개 없이 세상 떠난 '고문 기술자 목사' 이근안

최승현 2026. 3.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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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보 목사 아들 손영광, 박형준 부산시장 선대위원장
이근안, 88세 일기로 사망
'애즈베리 부흥 운동' 3년 후 추적해 보니
새라 멀랠리, 성공회 첫 여성 수장으로 취임
주간 뉴스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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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보 목사 아들 손영광 교수, 박형준 부산시장 선대위원장 합류

손영광 교수. 세계로교회 유튜브 갈무리

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이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장남 손영광(35)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거대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세이브코리아를 주도한 세력의 본격적인 정치권 진출이다.

손영광 교수는 바른청년연합 대표와 연금개혁청년행동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세이브코리아 전국 집회에 연사로 반복 등장했고, 기독교 우파 단체 트루스포럼과도 연대해 왔다. 트루스포럼은 서울대에서 출발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서울대생 참여가 미미해 '간판만 서울대'라는 비판을 받아 온 단체로, 12·3 비상계엄 당시 세이브코리아에 합류해 활동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한국과 미국 극우 교회를 잇는 고리로 활동해 오기도 했다. 고 찰리 커크가 설립한 터닝포인트USA의 신앙부서(TPUSA Faith) 의장 랍 맥코이 목사가 내란 이전부터 세계로교회 긴밀하게 연대해 온 데는 손 교수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있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에게 손현보 목사 사건을 전달하는 가교로도 활동했다. '폴라 화이트-밴스 라인'을 통한 한국 종교 탄압 프레임 역시 연장선상에 있다. 아버지가 구속됐을 당시, 손 교수는 백악관에 직접 초청받아 가서 한국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형준 시장은 26일 대한민국자유유튜브총연합회 토론회에서 "손영광 교수는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매우 훌륭하고 빛나는 존재"라고 말했다. '윤 어게인 프레임'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누가 싫으니까 이 편을 들면 보수고, 편을 들지 않으면 보수가 아니고, 그런 기준은 저하고는 안 맞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국회 앞 삭발 현장에서 손영광 교수 발탁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기서 할 얘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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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공동선대본부장에 '윤어게인' 손현보 목사 아들··· 박 시장 "생각에 균형 갖고 있다" (<경향신문>)

'고문 기술자 목사' 이근안, 끝내 회개 없이 사망

2008년 목사 안수를 받은 이근안. 그는 "교정 선교 활동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브레이크뉴스

군사정권 시절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 전 경감이 3월 25일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88세.

이근안은 1970년 순경으로 입직해 1972년부터 치안본부 대공수사관으로 활동했다. 물고문, 전기고문, 관절 꺾기 등 가혹 행위로 허위 자백을 받아 냈다. 1979년 남민전 사건, 1985년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고문 사건, 서울대 무림 사건 등에서 고문을 자행했다. 1986년에는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민주화 이후 수사가 시작되자 1988년 우편으로 사표를 내고 11년간 도피했다. 1999년 자수했는데, 그 이유가 "동료들의 형량이 비교적 가벼운 것을 보고 마음이 안정됐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고 2006년 만기 출소했다.

이근안은 옥중에서 신학교에 입학했고 200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을 지낸 정서영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던 교단이다. "감옥에서 배신 없는 나라를 찾다 보니 하늘나라를 찾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목사가 된 이후에도 과거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2012년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당시 간첩과 사상범을 잡는 것은 애국이었다"고 말했고, "한 시대에는 사상범으로 옥살이를 하고 다른 시대에는 민주화 인사로 보상금까지 받는 모습을 보며 시대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썼다. 이근안에게 받은 고문으로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던 김근태 전 의원의 별세 직후였다. 논란이 커지자 교단은 긴급히 이 씨의 목사직을 면직했다.

피해자들은 이 씨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고 김근태 의원은 수감 중 이근안을 찾아갔다. 이근안은 김 전 의원에게 "눈을 감을 때까지 용서를 빈다"고 했다. 김근태는 "이 양반이 진심으로 말하는 것일까, 그런데 왜 눈물을 안 흘리는 것이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근안에게 전기 고문을 받았던 납북 어민 김성학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년간 복역한 뒤 목사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목회자의 길을 갔다면 피해자들을 먼저 찾아와 사과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이라도 반성하거나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원은 2024년 이 씨가 납북 어부 유족에게 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그는 재산이 없다며 끝내 배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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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고독 속에 죽어간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뒤안길 (CBS노컷뉴스)

애즈베리 부흥 3년, 회심자 88%가 신앙 떠났다고?

애즈베리대학교에서 일어난 부흥 운동 3년 후를 추적한 영상. Starlight List 유튜브 갈무리

2023년 2월 미국 켄터키주 애즈베리대학교에서 16일간 이어진 연속 예배. 당시 7만 명이 대학 채플로 몰려들어 기도와 예배를 이어 갔다. 드와이트 무디 시대에나 볼 수 있던 부흥 운동이 2020년대 미국에 일어났다며 전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여파는 어떨까. 최근 유튜브 채널 'Starlight List'가 애즈베리 부흥 운동의 이후를 다뤘다. 당시 수천 명이 회심을 고백했으나 3년 후 신앙을 유지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전도 집회의 평균 유지율(15~20%)보다도 낮다. 3년간 미국 교회 교세는 부흥하지 않았다. 남침례교는 50만 명의 교인을 잃었고, 연합감리교회는 매일 한 곳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영상은 미국 기독교가 '제자 훈련'보다 '감정적 경험'에만 치중해 벌어진 문제라고 지적한다. 찬양과 기도 등의 영적인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그것이 영적인 성장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애즈베리에 대표단을 보냈던 교회들은 오히려 출석률이 줄었다.

애즈베리 부흥 운동이 실패였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Starlight List의 평가가 "매우 일면적"이라고 논평했다. 김 교수는 애즈베리가 실패였다거나 거짓이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영상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일상적인 제자 양육과 성경 공부 집중'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곳곳의 교회가 제자 양육이라는 것을 꾸준히 안 해서 문제였던가? 이른바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일수록 그런 방식의 제자 양육을 강조할 것이다. 그래서 그 교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김 교수는 '16년간의 제자 양육'을 거친 이들이 트럼프 사태, 동성애와 낙태, 페미니즘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를 되물으며, 문제는 애즈베리가 아니라 "애즈베리를 포함한 복음주의적인 개신교 신앙과 신학 전체"라고 했다.

애즈베리 부흥 운동은 한국교회의 이율배반성도 여실히 보여 준 사례다. 한국에서는 기독교 중흥의 역사적 사건이라며 초창기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부흥 운동 초기에 "한국에서도 이 부흥의 바람이 불 것이다", "우리도 신앙의 열정과 성령 충만으로 부흥의 파도에 올라타 부흥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이 운동은 한국에서 반짝 화제가 되다 급속도로 관심에서 밀려났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이 부흥 운동을 외면한 이유는, 애즈베리대학교 찬양 인도자 중 성소수자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박용규 교수(총신대 명예)가 현장 조사 후 "동성애자들이 찬양팀을 구성해 부흥을 주도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이미 분위기가 돌아선 뒤였다. 이후 한 포럼에서 박 교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진실에 충실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깊이 물든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1903년 원산 부흥운동 12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이 잘 납득되지 않는 일이었다"고도 했다.

관련 영상
Asbury Revival Student Breaks Silence After 3 Years: 'We Were Wrong' (유튜브 Starlight List)

성공회, 1400년 만에 첫 여성 캔터베리 대주교 새라 멀랠리 취임

새라 멀랠리의 캔터베리 대주교 취임식 모습. 캔터베리대성당 유튜브 갈무리

영국 성공회 제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지명된 새라 엘리자베스 멀랠리(63) 대주교의 취임식이 3월 25일 캔터베리대성당에서 열렸다. 영국 성공회 14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교회 수장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전통에 따라 대성당 서쪽 문을 지팡이로 세 번 두드렸다. 학생들이 왜 "당신은 누구시며, 왜 들어오셨습니까"라고 묻자 멀랠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선포하고 여러분과 함께 그를 예배하기 위해 대주교로 보내졌습니다"라고 답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키어 스타머 총리를 포함해 약 2000명이 참석했고, 전 세계 성공회 관구장 26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멀랠리는 간호사 출신이다. 암 환자를 전문으로 간호하다 1999년 37세에 영국 역대 최연소 수석간호관에 임명됐다. 그러나 고속 승진을 뒤로 하고, 그는 "교회의 부름을 느끼고"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2018년에는 런던 주교로 임명돼 이 자리에서도 여성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런던킹스칼리지의 조지 그로스 교수는 <AP통신>에 멀랠리의 취임을 두고 "(유리 천장이 아니라)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멀랠리 대주교의 앞길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전임 대주교 저스틴 웰비의 사임 사유였던 교회 내 성폭력 범죄 은폐 스캔들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 또한 여성 사제와 성소수자 문제를 두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교회가 주축인 보수 성향의 글로벌성공회미래회의(GAFCON)의 반발도 잠재워야 한다. GAFCON은 멀랠리의 임명에 "슬픔"을 표했다. 동성 축복과 여성 지도력을 지지하는 것이 "비성경적"이라는 이유다. 나이지리아 성공회 헨리 은두쿠바 대주교는 "충격적(devastating)"이라고까지 표현했다.

BBC에 따르면, GAFCON은 3월 초 나이지리아에서 모임을 열고 르완다의 대주교인 로랑 음반다(Laurent Mbanda)를 리더로 하는 세계성공회평의회(Global Anglican Council)를 출범했다. 이들은 "멀랠리는 캔터베리의 대주교"라고 강조하면서도, 세계성공의평의회가 전 세계 성공회 지도자 위상을 지닌 캔터베리 대주교와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간주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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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1,400 Years, the First Female Archbishop of Canterbury Is Enthroned (<뉴욕타임스>)
Cancer nurse turned archbishop celebrates election as first woman to lead Church of England (<AP통신>)

최승현 shchoi@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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