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없다고요? 왜 남편은 죽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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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23명이 목숨을 잃은 아리셀 전지공장 화재 사고의 유족 ㄱ씨는 지난 27일 오후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검찰은 이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박 대표 변호인단은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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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사람이 없다는데 제 남편은 왜 죽었습니까?"
노동자 23명이 목숨을 잃은 아리셀 전지공장 화재 사고의 유족 ㄱ씨는 지난 27일 오후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검찰은 이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박순관 대표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ㄱ씨는 "박 대표는 진정한 애도 없이 본인 살 길만 찾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박 대표 "화재 예견 가능성 낮아, 유족과 합의 노력"
박 대표는 이날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지적하며 무죄 취지로 주장했다. 우선 화재 원인이 제조상 결함인지 불분명하고 사고 이틀 전 발생한 전조 사고의 원인과도 다른데도 1심이 화재 사고의 예견 가능성을 확대해석했다는 것이다. 또 비상구 확보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상 사고가 발생한 공장 3동 2층은 비상구 설치 의무가 없다고 했다. 박 대표 변호인단은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동시에 개인재산을 털어 유족과 합의한 점을 부각했다. 박 대표는 대출까지 받아가며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사죄의 말씀드린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는데 더 깊게 챙기지 못해 후회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박순관은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을 포기했다"며 "피해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박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그의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겐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감형 땐 현장에 '잘못된 신호' 줄 것"
유족들은 화재와 폭발 위험이 큰 리튬1차전지 생산 공장의 경영책임자가 이에 상응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익찬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피고인들은 생산과 납품을 우선하면서도 위험이 큰 공정에 비숙련 노동자를 투입했고 교육훈련도 없었다"며 "아리셀 경영책임자에게는 리튬1차전지 공정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해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그에 상응하는 공정관리와 안전교육, 대피계획, 작업통제체계를 갖출 책임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의무 위반이 명확한데도 감형된다면, 산업현장에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23명이 숨진 대형 참사에도 책임자들이 반성 없이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신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피고인들은 반성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법 기술을 동원해 책임을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진정한 반성이 없는 만큼 2심에서는 1심보다 더 엄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이주노동자라는 사실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중대재해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는 23일 "가장 위험한 공정이 취약한 이주노동자에게 집중됐다"며 "관리 부실을 넘어 이주노동자의 생명을 더 값싼 것으로 취급해 온 노동시장 구조와 시민권의 위계를 보여주는 사회적 참사"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항소심 선고 재판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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