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잘해보겠다…대통령의 몇 마디 사과는 큰 의미” [안녕 진화위㉔]
송상교 3기 진실화해위원장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안녕’은 작별이자 환영의 인사다.
5년간 과거사 조사기구로 활동해온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또는 진화위)가 지난해 11월26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월26일 제3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했다. 2기를 돌아보고 3기를 바라보며 시작된 ‘안녕 진화위’는 그동안 조명되지 못한 얼굴과 목소리를 찾아 나서는 부정기 연재물이다. 과거사 조사와 규명에 진심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3기 여정의 의지와 기대를 담는다. 굿바이 진화위! 헬로 진화위!!
지난 2월26일 공식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는 이제 한 달을 조금 넘겼다. 1월29일 관련 법이 통과돼 출범까지 준비 기간은 고작 한 달이었다. 출범일까지도 위원장이 지명되지 않아 여러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 첫걸음을 뗀 3기 진실화해위는 뜻밖에도 고속 순항을 하는 모습이다. 중요한 순서대로 일사천리 일이 진행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3월3일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송상교(54) 진실화해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4일 각 분야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겸한 취임식을 열었다. 11일엔 기자들과 만났다. 17일엔 시설 및 해외입양 인권침해 사건의 초기 조사를 진행할 조사3국 업무준비 티에프(TF)를 선제적으로 구성했다. 24일엔 김광동 전 위원장 재임 시절 진실화해위에서 농성하다 강제연행된 뒤 수사를 받는 한국전쟁유족회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30일부터는 6월 초순 출근을 시작할 별정직과 전문임기제 공무원 90여명에 대한 채용절차가 시작된다. 진실규명 신청은 한달 만에 2기 대비 2.8배 많은 2057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내부 사정과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꿰뚫고 있는 송 위원장의 지휘가 없었다면 이렇게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게 내부 평가다.

송상교 위원장을 26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진실화해위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취임 뒤 개별 언론매체와 단독으로 갖는 첫 인터뷰다. 이 자리에서 송 위원장은 과거사 문제와 현 진실화해위 현안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송 위원장은 평소대로 신중한 어법으로 말했지만, 한편으로는 막힘 없이 명쾌했다. 자신감이 느껴졌다. 보통 장관급 기관장이 자주 하는 “실무부서의 의견을 듣고 검토한 뒤”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3기 위원회에서는 분명히 기존보다 좀 더 진전된 결정들, 유의미한 조사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뉴라이트’로 알려진 2기 김광동 전 위원장과는 역사인식의 결이 전혀 다른 인물로 평가된다. 대학 때는 학생운동의 리더로 활동하다 구속된 전력이 있고, 사회에 나와서는 인권변호사로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과거사 사건 변론을 했으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을 지냈다. 송 위원장은 역사관에 관한 질문에 “내 역사관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역사관만이 옳다고 고집하며 과거 사건에 끼워 맞춰 관철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국가폭력 사건들을 규명하는 것은 국가와 민주주의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성찰하고 역사를 정리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그는 또 과거사 사건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관련 “과거사 전반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총체적인 사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4·3 사건과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해외입양 등 개별적 사건에 대한 사과를 넘어 해방 이후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 과거사 전반에 관한 포괄적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통령에게 이러한 기대를 밝힌 것은 역대 진실화해위원장 중 송 위원장이 처음이다.
인터뷰를 두 번에 걸쳐 나눠 싣는다. 상편에서는 역사인식 문제와 3기 위원회 운영에 대한 기본 현안에 대한 답변을 중심에 놓았다. 하편에서는 국가폭력 피해자 문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 진화위가 될 각오’를 말씀하셨는데, 3기의 모토는 뭐가 될지요.
“3기 진화위만의 특별한 정체성을 따로 만들어가기보다는, 원래 입법 취지와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기관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그것은 곧 ‘보편적 방식에 입각한 포괄적 과거사 정리’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4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언급하신 내용이죠. 개별 사건 진실규명을 넘어서 국가폭력의 총체적 실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간 시민사회와 연구자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역사적 진실규명, 구조적 진실규명과 같은 맥락입니다.
‘온전한 과거사 정리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말은 절박한 각오의 표현입니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권위주의 시기 발생한 국가폭력을 모두 다루는 위원회로서는 3기 위원회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요? 할 수 있는 일은 3기 위원회에서 최대한 마무리해야 합니다.”
― ‘과거’라는 말은 ‘다 지난 일’로 폄하될 때가 많아요.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고 내일의 과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기록이 달라지고 미래도 달라지겠죠. 과거사 정리는 미래의 일입니다. 제대로 과거사 정리를 하지 못해 2년 전 비상계엄을 다시 겪었잖아요. 과거사의 잘못을 바로잡아 후손들에게 잘못된 과거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희망의 미래를 물려주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 2기 김광동 위원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역사관은 통했다고 보는데요. 이분들이 자주 쓴 말이 ‘공산 전체주의’였어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공산주의 세력과의 투쟁의 역사’로 보는 시각이죠. 송 위원장님의 역사관은 어떻습니까?
“저는 과거 학생운동을 했고,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많아서 나름대로 생각이 있죠. 해방 공간(1945년 8월 15일 광복 직후부터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까지 3년간)은 우리가 스스로 역사를 선택할 수 있는 참으로 희귀한 공간이었다고 하는 평가도 있어요. 그 해방 공간이 분단 고착화로 가는 과정이었다고 보는 관점이 있고, 자유민주주의나 시장 경제 질서를 우리 역사상 최초로 선택한 시기로 보는 관점이 있어요. 두 개의 역사관은 다르지만, 공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사관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역사관을 우리 위원회가 다루는 사건에서 억울하게 죽어가신 분들에게 관철하려는 사고방식입니다. 자기 역사관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거로 사건에 끼워 맞추려 하는 거죠. 많은 사람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국가가 국민을 살해하거나 인권 침해를 했던 부끄러운 일도 있는 게 명백한데, 이걸 숨기려고 하거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인 피해라고 축소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국가폭력 사건들을 규명하는 것은 국가와 민주주의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성찰하고 우리 역사를 잘 정리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제주 4·3사건 희생자 유가족과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에 사과했어요. 3월엔 3·15의거 기념식에서 공식 사과를 하셨고요. 재임 기간 중 단 한 차례도 과거사 언급이 없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됩니다. 이 대통령에게 거는 또 다른 기대는 없을까요?
“과거사 사건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들어가 있는 만큼 대통령께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국가행정 수반으로서 사과는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다른 과거사 사건 관련자에게 큰 희망을 갖게 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사 사건에 대해 전향적으로 사과를 많이 하셨어요. 2003년 4월 4·3사건에 관해, 2008년 1월에는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관해 각각 처음으로 하셨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에스앤에스를 통해 해외입양 인권침해에 대해 첫 사과를 했습니다. 이렇게 사건별로도 대통령의 언급을 바라지만, 적절한 시점에 과거사 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사과도 기대합니다.”
― 총체적 사과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해자분들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고 방치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 국가를 대표하는 분이 ‘지난 일이지만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말 잘해 보겠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거죠. 이건 단 몇 마디 말이라도 엄청 상징성이 있고, 실제로 피해자분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른 어떠한 개별적 사과보다 월등히 큽니다. 가령 대구 10월항쟁, 제주 4·3사건,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한국전쟁, 그리고 이후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를 설명하고 국가가 국민의 인권과 삶을 충분히 챙기지 못하고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할 수 있겠죠. 추상적이라 할지라도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가의 총체적 사과는 한번 나올 때가 됐습니다. 더불어 대통령께서 진화위에 사건 신청하신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타운홀 미팅 같은 것을 열어 위로해 주시는 자리도 가지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인권변호사로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등 변호를 맡아 하셨는데, 변호사로 본 과거사와 진실화해위에서 보는 과거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1991년 민주화 시위 한복판에서 발생한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은 나중에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다룰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죠. 재심 변론에 참여해 24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는데, 변론 과정에서 국가권력과 검찰의 적나라한 조작과 폭력, 그로 인해 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오랜 기간의 참담한 고통을 생생히 절감했어요. ‘재일동포 조작간첩사건’ 역시 변론에 참여하기 전까지, 그분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고통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공권력에 의한 억울한 피해를 밝혀낸다는 점에서 변호사와 진화위는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호사로서 재판할 때에는 주로 불법구금 수사 등 법적 측면에 집중하게 되죠. 사건 당시 수사·재판기록을 보면서 당시 경찰·검사는 물론이고, 판사조차도 명백한 형사소송법 위반 행위를 애써 외면하는 것에 화가 많이 났었어요. 진실화해위원회는 우리나라 현대사 사건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조사기관입니다. 법적 측면에 국한하지 않아요. 현대사를 재정의하는 것이고 역사적 물줄기를 다시 바꾸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책임감과 그 무게감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 3기에선 위원장 포함 위원 수가 9명에서 13명(대통령 지명 3명, 국회의장 추천 1명, 여야 추천 각 4명씩 8명, 국회 비교섭단체 추천 1명)으로 늘어납니다. 국민의힘이 소수파가 됐는데, 소위원회와 전체위원회에서 원만히 의결될까요?
“원칙적으로 위원들의 책임성에 근거한 자유로운 토론과 숙의를 중시할 것이고, 가급적 합치되는 방향을 찾아 책임 있는 의결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다만 무한정 결론을 보류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법령의 의결정족수에 따른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고요. 과거사 정리의 목적은 과거의 진실을 바탕으로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입니다. 따라서 독립적인 국가 조사기관으로서 과거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역사전문가·학자·법전문가·인권전문가·활동가 등 전문적인 위원 구성의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2기처럼 과거사 정리를 두고 과도한 이념적 접근과 이를 통한 갈등과 편가르기가 되지 않도록 과거사 정리의 본질에 충실할 것입니다. 국회 등 각 추천 단위에도 부디 진화위 취지에 부합하는 분, 과거사를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피해자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에 집중해서 임해주실 분, 많은 자료와 두꺼운 보고서를 충실하게 검토할 성실성과 책임감을 가지신 분들을 숙고하여 추천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 위원이 되고 싶은 분들께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그 위원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책임감을 갖고 회의자료인 기록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피해자들에 대한 감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 위원들이 회의자료인 보고서 기록을 읽는 게 중요하네요.
“대단히 중요합니다. 진실화해위원을 어떤 자리로 여기는 분도 있을 수 있는데, 진실화해위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위원회예요. 정말로 책임감과 막중한 부담감을 가지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형제복지원 사건 보고서 하나가 몇백 페이지가 됩니다. 각주도 엄청 달려있고요. 소위원회와 전체위원회가 격주로 열리는데 안건이 10개 이상 될 때가 많아요. 사실상 매주 수백 쪽, 수천 쪽의 보고서를 받아 읽고 토론해야 합니다. 준비가 안 되면 즉석에서 자신의 평소 생각만을 풀어내시고 마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 피해자들을 조사하는 조사관들 교육 문제는 어떤가요?
“지금 각 정부부처에서 파견직으로 와있는 조사관과 직원분들이 50명가량 되는데, 다수가 과거사 문제를 접해보지 못했어요. 사실 성실하고 꼼꼼하면 조사는 열심히 할 수 있어요. 방향성이 문제죠. 피해자와 만나 어떤 얘기를 해야 하나 어려워하는데. 과거사에 대한 이해는 당연한 전제이고요. 가장 큰 것은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입니다. 피해자들이 겪은 과거 사건에 대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진실하게 공감을 하고,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분들의 피해가 회복되고 상처가 치유되도록 해야겠죠.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4월에 교육 계획을 엄청 많이 잡아놨어요. 과거사, 인권 영역에서 오래 활동해온 분들이 오셔서 과거사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 교육을 합니다. 내가 다루는 사건들의 의미가 뭔지, 피해자분들의 삶으로 깊이 들어가서 그분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직원들이 고민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2기에서 사무처장을 하셨는데, 지금도 거의 사무처장처럼 일하신다는 소문이.(웃음)
“누구보다도 2기 위원회의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이기에 ‘위원회 정상화’ 책임을 맡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 1월29일에서야 법 통과가 되고 한 달 만에 3기가 출범하느라 시간이 없었죠. 빠르게 3기 위원회를 안착시켜야 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직원들도 다들 적응하고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 역할이 좀 큰 때인 것 같아요.
요즘 국·과장들한테는 우리 위원회가 뭔가 달라진 것을 밖에 계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위원회 분위기, 피해자들 대하는 태도, 뭔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이 효능감이잖아요. 그런 얘기들이 돌고 돌아 우리 귀에도 들어오고 그러면 직원들도 자부심을 가지게 되면서 선순환되겠지요. 앞으로 3개월은 그런 기초를 다지고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 3기는 신청주의에서 벗어나 직권조사를 확대한다 하셨는데 방향과 기준은 무엇일까요.
“개별 신청사건도 당시의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한 만큼, 전체 속에서 개별 피해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직권조사는 이에 따르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조사 시간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위원회 조사 인력과 역량, 최대 5년이라는 조사 기간에 맞추어 판단할 필요가 있어요. 한정된 시간과 조사역량에 비추어 모든 사건을 직권조사로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또한 막연하게 모든 피해를 전수조사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기 때문에 직권조사가 곧 전수조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권조사를 할 때는 필요한 대상을 잘 정하는 것, 대상 사안의 어떤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 것인가를 잘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미 있는 직권조사를 더 많이 할 수 있어요. 이 점을 초기부터 선제적으로 검토해서 위원회가 운영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주요 직권조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3기는 2기보다 직권조사 범위와 위원회의 판단 재량을 넓게 인정하고 있어요. 인권침해 등 사안의 중요성, 구조적 원인의 조사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볼 경우 직권조사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위원회는 조사과정에서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아니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조사하고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여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됐는데, 이 조항이야말로 종래 신청주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겁니다. 2기 때엔 가령 형제복지원 같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사실이 확인되는 피해자가 있는 경우에도 신청자가 아니면 조사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웠습니다. 민간인 학살의 경우, 국정원·경찰 등의 자료에서 이름이 발견돼도 신청주의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조사가 어려웠어요. 3기에서는 이 조항에 따라 직권조사가 이루어질 겁니다.”
―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제한 없이 만나신다면서요.
“폭넓게 만나고 있습니다. 취임식 행사 직후 그 자리에서 ‘피해자 간담회’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피해자 단체에서 면담 요청이 올 경우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많이 말씀을 듣고 있어요. 조사부서에도 피해자 단체 현황 파악과 자체 면담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어요.” <하편에 계속>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 약력 **임기 : 2026년 3월4일~2028년 3월3일(연임 가능)
△1972년 전주 출생 △진실화해위 사무처장(2021~2025) △병무청 대체역심사위원회 위원(2020~2021)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2019~2020) △민변 사무총장(2018~2020)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2016~2020)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2017~2018) △서울시립대 리걸클리닉 겸임교수(2012~2016) △민변 사무차장(2008~2012)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2005~2021, 민변 상근 재직기간 제외) △제34기 사법연수원 수료(2005)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1996) △서울 충암고 졸업(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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