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23년 만에 중고농구 지도자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조원규 2026. 3. 3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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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적고 신분보장 안 되지만 보람 느끼며 산다.”

2003년 12월, 본지는 ‘남자중고 지도자 설문조사(이하 조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 64%가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고 정규직은 10%에 불과했습니다. 2026년은 달라졌을까요? 대상을 여자중고 지도자로 확대했고, 총 52명이 응답했습니다.

 

 

▲ 위 사진은 칼럼 내용과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1. 지도자 나이
40대가 54%로 가장 많았습니다. 50세 이상이 33%였고 20대도 4%였습니다. 2003년은 30대가 60%였습니다. “프로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중고농구 지도자로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당시에 분석했습니다. 당시 30대 지도자 상당수는 지금 현장에 없습니다.

2. 지도자 월 급여
2003년은 150~200만원이 42%, 100~150만원이 22%로 지도자 3명 중 2명은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습니다. 2025년은 200만원대가 54%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도자 87%가 40대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 이하의 소득입니다.

3. 지도자 계약 형태
계약직 82%, 정규직 17%입니다. 2003년과 비교해 계약직이 18%(64%→82%)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결과일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무기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오해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남고부의 경우 정규직은 계성고 김종완 코치가 유일합니다.
※ 중고농구 감독은 대부분 현직 교사입니다. 계약직 코치는 감독 등록이 불가합니다. 본 설문은 감독이 아닌 코치만 대상으로 했습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헤드 코치가 아닌 어시스트 코치입니다.

4. 급여의 재원
교육청 42%, 학교와 학부모 33%, 학교 13% 순입니다. 학부모가 온전히 부담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2003년과 비교하면 14%(16%→2%) 감소했습니다. 학교와 학부모(38%→33%)도 감소했고 교육청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교육청 급여는 대체로 월 300만원 미만입니다.

 

▲ 위 사진은 칼럼 내용과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5. 지도자 생활에 보람을 느끼나?
지난 1년 지도자 생활에 보람을 느꼈는지 질문에 92%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2003년과 정확히 같습니다. 당시 본지는 “보수보다 일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해석했습니다. 적은 급여와 불안정한 신분이 변하지 않았으니 당시 분석이 여전히 유효할 수도 있습니다.

6.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
79%는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봤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15%는 ‘진로, 진학 등의 결과가 좋았을 때’라고 응답했습니다. 전자는 남성과 여성,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1위였습니다. 후자는 특히 남고부에서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7. 가장 힘들었을 때는?
민원 등으로 인해 지도에 제약을 받을 때(42%), 팀이나 선수가 정체되는 모습을 봤을 때(33%),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때(17%) 순이었습니다. 6번 이후는 신설 문항입니다. 2003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2026년의 지도자는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지도에 제약을 받을 때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8. 현재 중고농구의 가장 큰 현안은?
더 넓은 진로와 진학의 기회(31%), 선수 부족(29%), 운동시간 부족(19%) 순입니다. 빡빡한 전국대회 일정과 이동 거리(17%)도 현안입니다. ‘더 넓은 진로와 진학의 기회’는 남고부, 선수 부족은 여중부와 여고부에서 응답이 높았습니다.

9.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
주관식으로 총 35명이 응답했습니다. 지방 농구 활성화와 지도자 처우 개선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중 일부를 그대로 옮깁니다.

“지도자도 인간입니다. 부모나 학교에서 보는 시선이 달라졌으면 합니다.”
“지방 농구를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스카우트 문제, 투명한 대표팀 선발 등.”
“운동시간 부족으로 선수들 기량 발전이 부족하고 부상도 더 많이 발생합니다. 특기자 선수들의 수업과 운동 병행에 매우 어려움이 많으니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학 및 전학 등 징계 차별화(서울, 경기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할 때 징계 감면 현실화)”
“지도자 처우 개선. 다른 지도자들도 그렇지만 서울교육청은 지도자 연봉에 상한선을 둬서 지도자가 능력을 인정받아 학부모가 올려주고 싶어도 제한에 걸리게 됩니다.”

 

▲ 지도자도 인간입니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 40대의 평균 연봉은 약 6천만원, 중윗값은 약 5천만원입니다. 중고농구 지도자는 중윗값으로 비교해도 40대 평균보다 낮습니다. 계약직 비중도 높습니다. “급여 적고 신분보장 안 되지만”이 여전했습니다.


10명 중 9명은 보람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8명은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봤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2003년 타이틀처럼 “보람 느끼며 산다”도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일부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의 시선 역시 ‘여전히 농구 코치는 무식한 운동선수 출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줄탁동시, 병아리와 어미 닭이 동시에 알을 쫄 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합니다. 지도자의 처우와 신분보장 논의는 당장 시작해도 빠르지 않습니다.

‘제63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 열렸던 해남에서 중고농구 지도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었습니다. 그들이 지도자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중고농구가 한국 농구의 미래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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