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대동맥, 해외 주요국은 어떻게 뚫었나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망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운영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구축 전략 추진 방향과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 방안을 짚어봤다. 해외의 송전망 구축 사례와 전력 업계의 준비 상황도 살펴본다.

지방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려면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지만 주민들 반발에 부딪혀 송전선로 건설 논의는 답보상태다. 지자체들까지 주민 옹호에 나서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가운데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의무화, 송전선로 지중화 등 주민 수용성 제고에 성공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과 상황이 가장 비슷했던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며 풍력이 풍부한 북부·동부를 중심으로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한국이 수도권에 전력 수요가 몰려있듯 독일도 뮌헨·프랑크푸르트 같은 남부 산업지대에 수요가 집중돼 있어 장거리 송전망 구축 필요성이 커졌고 북부와 남부를 잇는 '쥐트링크'(SuedLink)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예비 노선이 공개되자 주민들은 반발했다. 송전탑이 자연경관 훼손, 부동산 가치 하락, 전자파로 인한 건강 악화 등을 야기한단 이유에서다. 사업이 지연되자 독일은 송전탑 건설보다 최대 17배 비싼 송전선로 지중화를 기본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반발을 줄이고 공사를 속행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낮추는 방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중화 전환에도 주민들은 토양·농지 훼손 우려와 보상 문제 등을 내세웠고 갈등은 이어졌다.

교통 인프라를 따라 송전망을 설치한 이유는 주민 수용성 확보 때문이다. 송전탑은 물론 지중화 과정에서도 주민 사유지 침범 시 별도 협상이 필요하지만 국가 용지를 활용하면 절차를 줄일 수 있다. 덕분에 시부아-피에몬테 프로젝트는 2015년 건설을 시작한 이후 지체없이 진행돼 2023년 말 전 구간 운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미국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교통 인프라를 활용했다. 미국은 아이오와주와 일리노이주를 잇는 약 560㎞ 규모의 송전선로를 철도를 따라 지중화했다. 주민들과도 적극 소통했다. 법적 의무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주민 설명회를 진행해 의견을 수렴했고 철도 인접 토지주와는 별도 협의를 통해 발 빠르게 보상 문제를 조율했다.
영국은 보상 체계를 강화했다. 기존엔 주민 보상 규모가 규정돼 있지 않아 사업자 재량에 따라 지급했다. 보통 지역사회 기금을 만들어 지역 전체에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사업마다 방식과 규모가 달라 일관성,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영국 정부는 지역사회 지원 가이드라인과 가구당 전기요금 할인 대책을 발표했다. 새로 설치되거나 증설된 송전선로 주변 500m 내 가구에 연 최대 250파운드(약 51만원)씩 10년간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기로 했다. 동시에 송전선 1㎞당 20만파운드(약 4억원), 변전소 1곳당 53만파운드(약 10억원)를 지역사회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상민 한국공대 교수는 "지중화 같은 기술적 대안도 중요하지만 송전망 건설의 핵심은 주민 참여와 보상체계"라며 "해외 국가들의 경우 계획 수립부터 건설까지 전 과정서 주민 참여와 의견 수렴이 활발했기에 수용성이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소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경과지 주민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프로젝트 속행에 도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하나의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성원 기자 choice1@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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