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엔 없는 외국인 석학…연고대 '학술 용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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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상위권 명문 대학들이 글로벌 평가 순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의 다작(多作) 학자들을 이른바 '학술 용병'으로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 대학은 국제화 시대의 연구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학술 교류나 국내 체류 없이 오직 대학의 랭킹 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학들은 이를 이용해 해외 학자들에게 국내 장기 체류나 대면 강의 의무 없이 교원 자격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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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협력" 해명하지만…한국 학계 신인도까지 흔들 우려
![고려대(왼쪽)과 연세대(오른쪽)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0/yonhap/20260330055628755rvcf.jpg)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국내 최상위권 명문 대학들이 글로벌 평가 순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의 다작(多作) 학자들을 이른바 '학술 용병'으로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 대학은 국제화 시대의 연구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학술 교류나 국내 체류 없이 오직 대학의 랭킹 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3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와 고려대는 최근 수년간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 소속으로 있는 연구자들을 객원·특임 등의 비전임 교수로 한꺼번에 대거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내에 장기 체류하지도, 강의를 맡지도 않았으며 국내 연구자와의 협업이 전무한 경우도 많았다. 소속만 연세대·고려대로 올려 둔 사실상 '무늬만 교원'인 셈이다.
이는 대학평가기관의 '소속 병기' 시스템의 빈틈을 노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QS(Quacquarelli Symonds)나 THE(Times Higher Education) 등 글로벌 평가기관들은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논문이 게재될 때 소속처가 2∼3개 기재되면 해당 기관 모두의 실적으로 인정한다.
대학들은 이를 이용해 해외 학자들에게 국내 장기 체류나 대면 강의 의무 없이 교원 자격을 부여했다. 그 결과 외국인 학자가 전 세계 어디에서 논문을 쓰든, 논문에 제2, 제3 소속으로 한국 대학 이름을 끼워 넣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해당 대학의 연구 실적으로 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선제적으로 활용한 곳으로 지목되는 연세대는 2017년부터 '연세대 프론티어 랩(YFL)'을 만들어 우수 교원 초청 사업을 해왔다. 논문에 소속 학교를 연세대로 명기할 경우 인센티브까지 지급했다. 연세대의 QS 순위는 2018년 100위 밖에서 2023년 70위권으로 도약했다.
고려대 역시 2023년 국제 연구 네트워크 'K-클럽(K-Club)'을 출범해 인용지수가 높은 외국의 고인용 연구자 150여명을 임용했다. 고려대의 THE 세계대학 순위는 2024년 201∼250위 구간에서 2025년 189위로, 올해엔 15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학들은 이 같은 행태가 순위 조작이 아닌 국제 협력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정당한 생존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고려대의 경우 외국 석학들과의 협력이 활성화되며 자교 연구 역량이 실질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학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실질적인 연구 협력 없이 논문에 여러 기관을 기재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놓고 '문어발식'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대학이 세계 순위를 높이기 위해 저명 학자들에게 거액을 주고 자교 소속 기재를 요청했다가 국제적인 '매수 스캔들'로 번졌다. 이에 자칫 한국 학계의 국제적 신인도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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