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기술 훔치고 美 특허청 속여”…삼성에 특허 소송 건 넷리스트 민낯

서종갑 기자 2026. 3. 30.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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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넷리스트(Netlist)의 특허는 원천 무효"라는 내용의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넷리스트가 반도체 규격 제정 과정에서 경쟁사인 인텔의 기술을 훔쳐 특허를 등록한 뒤 부당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기만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ITC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넷리스트가 주장한 6건의 특허 침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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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핵심 기술 도용해 특허 취득
미국 특허청 속이려 사실 감추기도
협상 불응하다 돌연 “수입 금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넷리스트(Netlist)의 특허는 원천 무효”라는 내용의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넷리스트가 반도체 규격 제정 과정에서 경쟁사인 인텔의 기술을 훔쳐 특허를 등록한 뒤 부당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기만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ITC 조사 과정에서 넷리스트의 특허 남용 실태가 드러나면서 향후 소송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ITC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넷리스트가 주장한 6건의 특허 침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넷리스트가 문제 삼은 기술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 배열 구조와 전력 관리 모듈 등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들은 이미 세상에 알려진 선행 기술로 새로운 발명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넷리스트의 기술 탈취와 미국 특허청 기만 정황이다. 답변서에 따르면 넷리스트 소속 발명자인 이모 씨는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열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위원회에 참석해 인텔이 발표한 3가지 핵심 기술 제안을 몰래 파악했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돌아간 이 씨는 인텔의 발표 내용과 똑같은 구조를 담은 문서로 2012년 7월 서둘러 특허를 출원했다. 타사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자기 것인 양 포장한 셈이다.

​특허 심사 과정에서도 불법이 동원됐다. 이 씨 등 발명자들과 담당 변리사는 인텔의 발표 자료가 심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허청 심사관에게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 특히 담당 변리사는 선행 기술 제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발명자에게 관련 자료를 아예 묻지 않는 꼼수까지 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명백한 위법 행위들을 근거로 넷리스트 특허의 법적 효력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넷리스트가 국제표준화기구의 규칙을 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표준 개발 초기에는 아무런 기여 없이 업계 동향만 주시하다가 막상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되자 무리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특허 홀드업(Hold-up)’ 행태를 보였다. 과거 문서에서는 스스로 필수 특허임을 인정해놓고 소송이 불리해지자 돌연 입장을 바꾸는 이중성도 나타냈다.

​당초 삼성전자는 2015년 800만 달러를 지급하고 넷리스트 특허에 대한 전 세계 사용 권한을 확보한 성실한 실시권자였다. 하지만 넷리스트는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삼성이 두 차례나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이마저 거절하고 끝내 ITC에 삼성 제품의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으로 수입된 제품 판매 통계를 ITC에 제출하고 외부 전문가 3인을 선임해 기밀 유지 서약을 마치는 등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에 돌입했다.

​한편 서버용 메모리 모듈 기업인 넷리스트는 최근 본업 경쟁력이 떨어지자 과거 특허를 무기 삼아 사실상 특허 관리 전문회사(NPE)처럼 활동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 넷리스트를 ‘특허 괴물’로 부르는 이유다. 2021년 SK하이닉스(000660)를 상대로 4000만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받아냈으며 2024년 11월에는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1억 1800만 달러의 배상 평결을 끌어낸 바 있다.

넷리스트 로고
넷리스트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본사. 사진제공=넷리스트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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