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병기 인정사정 다 봐주는 경찰… 13개 혐의 수사 6개월째 ‘미적’

경찰이 김병기(무소속·서울 동작갑) 의원과 그의 차남(33)을 다음 달 초 동시에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김 의원은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등 13가지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경찰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반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늑장 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이 ‘부자(父子) 동시 소환’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김 의원에게 다음 달 2일 오후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차남 숭실대 특혜 입학 및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 차남도 같은 날 오전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 부자를 상대로 숭실대 편입 특혜, 취업 청탁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김 의원 차남은 2023년 3월 숭실대 혁신경영학과에 편입했다. 이에 앞서 차남은 편입 요건인 ‘중소기업 10개월 재직’을 맞추기 위해 A사에 입사해 근무했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보좌진 등을 동원해 숭실대 입시 정보를 파악하게 하고, 차남의 A사 취업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실에서 근무한 전직 보좌진은 김 의원이 2021년 11월 보좌진 2명을 대동하고 숭실대 캠퍼스를 찾아 당시 총장과 면담했다고 주장한다. 2022년 4월엔 김 의원 지시로 김 의원 보좌관과 서울 동작구의회 이모 부의장이 숭실대를 찾아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찰은 김 의원 측이 숭실대를 잇달아 방문한 것이 차남 편입과 관련해 대학 측의 특혜를 받으려 한 것 아닌지 수사 중이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 부정은 없었고 A사 취업 과정도 정상적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김 의원 측 인사는 “김 의원은 차남의 국내 대학 편입을 원래 반대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이 2022년쯤 차남에게 여러 차례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지난 13일 압수한 차남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김 의원 가족 단체 대화방 대화를 분석해 이런 주장의 진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 안팎에서는 ‘늑장 수사’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 때문에 경찰이 김 의원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인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 2명에게서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차남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과 숭실대 편입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아내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관련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 전직 보좌진의 인사 불이익 청탁 의혹 등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실제 경찰은 김 의원의 ‘차남 취업 청탁 의혹’이 불거진 지 약 6개월이 흐른 지난달 24일에야 김 의원 차남이 일한 빗썸 본사 사무실 등 2곳을 압수 수색해 늑장 수사란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 11일 김 의원을 세 번째로 소환했지만 김 의원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약 5시간 만에 조서 날인도 없이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이후 약 3주 동안 김 의원을 소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 기간에 서울의 한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김 의원 수사에 미적거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박정보(치안정감)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이 (소환 조사에) 못 나오게 되면 (못 나오는) 사유도 확인을 하고 있다”며 “(수사가) 늦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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