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직 2030 취업자, 1년 새 13만명 급감

정석우 기자 2026. 3. 3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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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청년 일자리 충격 현실화

경기 부진으로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도입 확산과 신규 채용 축소 등의 여파로 연구개발(R&D), 법률·회계 등 전문직과 정보통신(IT) 분야의 청년 일자리가 1년 새 13만명 넘게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N잡(2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것)을 구하려는 청년은 코로나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0·30 전문직·IT 취업자 13만명 감소

29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등 두 업종의 20·30대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3만292명 줄었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은 연구개발업, 건축 엔지니어링, 변호사·회계사 등을 포함한다. 정보통신업 분야 직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 서비스업 등이다. 모두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군으로 분류된다.

전 연령대에서 두 업종 취업자는 14만7106명 감소했는데, 20·30대의 감소 폭이 전체의 88.6%를 차지했다. 두 분야 기업이 AI 확산에 따라 청년층 일자리부터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2월 기준 두 업종에서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노동시장 입구에서는 AI가, 출구에서는 정년 연장과 고령층 재고용이 동시에 작용해 청년층 일자리가 압박받는 구조”라며 “향후에는 로봇 등 자동화 기술 확산까지 더해져 청년층 고용 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AI발 일자리 대체와 제조·건설업 등 주력 업종 부진 여파 등으로 청년 고용 사정은 악화 일로다. 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률(계절 조정치 기준)은 6.8%로 2022년 9월(6.9%) 이후 41개월(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같은 달 청년 고용률은 43.9%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5월(43.8%) 이후 57개월(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다.

◇“N잡이라도 더 일하고 싶다”는 청년 5년래 최다

실제 고용 상황은 이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취업한 15~29세 청년 중 주당 근무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더 일할 의사가 있다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12만7000명에 달했다. 2월 기준으로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1년(15만2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다다.

일할 의사가 있지만 취직에 실패한 실업자와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잠재 구직자(구직 단념자와 일자리를 찾는 주부 등)를 모두 따진 체감 실업률은 지난달 17.4%로 작년 2월(17.1%)부터 2월 기준 2년 연속 증가세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 찾는 아르바이트 자리 취업문도 내수 업종 고용 사정 악화로 바늘구멍이다. 1인당 15만~55만원의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지급 효과로 작년 9~10월 반짝 증가세를 보이던 숙박·음식점업 분야 취업자 수도 같은 해 1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취업난 장기화가 향후 30대 후반으로 이어져, 기업들이 정작 인재들을 필요로 할 때 구인난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덕호 교수는 “초기 경력 형성이 지연되면서 2030대의 ‘경력 공백’이 누적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청년 고용 문제는 근본적으로 성장의 문제”라며 “플랫폼과 공유 경제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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